트럼프 “김정은 긍정적 모습만 부각하는 北 이춘희 앵커 폭스뉴스에 취직시켜야”

입력 2018-06-15 21: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칭송하는 조선중앙TV 여성 앵커를 칭찬하면서 그녀가 미국 방송사에 취직해야 한다는 농담을 던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머물 때 조선중앙TV를 시청하다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 조선중앙TV 여성 앵커에게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 앵커는 김 위원장과 북한의 긍정적인 모습만 부각시켰다”면서 “이 여성 앵커를 (내게 우호적인) 폭스뉴스에 취직시켜야 한다”고 조크를 던졌다고 한다. 미국의 다른 언론은 이 북한 여성 앵커가 이춘희(사진) 아나운서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농담은 자신에 매우 비판적인 미국 언론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WP와 뉴욕타임스, CNN 등 주류 매체들을 ‘가짜뉴스’라고 비난하고 있다.

AP통신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북한 매체의 표현 방식도 크게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칭이 달라졌다고 한다. 과거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노망난 늙은이(dotard)’라고 부른 적도 있다. 이후 아무런 경칭 없이 ‘트럼프’라고 지칭하다가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미합중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최고 지도자’ 등 존칭을 쓴다는 것이다.

북한이 공개한 방송 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장면도 포함됐다. 미국에서는 이 장면을 놓고 “적군의 장군에게 경례했다”며 부적절했다는 비판과 거수경례를 받은 뒤 답례로 경례한 것은 정중한 행동이라는 반론이 팽팽히 맞섰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