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 침체로 보기는 일러… 국제유가 상승 등에 적극대응 필요”

입력 2018-06-15 18:21 수정 2018-06-15 22:05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조업 경기가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침체로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를 증명하듯 올 1분기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반도체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중국발 ‘반도체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제조업 전반에 타격을 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15일 “국내 제조업 경기를 침체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열린 ‘실물경제동향점검회의’에서다.

산업연구원은 자동차·조선 등 몇 제조업종이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8%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9%, 세계은행은 3.1%로 봤다. 산업부도 “업종별 단체들도 대체적으로 생산·수출·고용 등 실적 회복이 기대되거나 소폭 감소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연구원의 분석을 뒷받침한 것은 1분기 제조업 영업이익률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3324곳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7.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제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8.8%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5년 1분기 이후 사상 최고다. 제조업 가운데 반도체 고성능 제품 공급이 증가하면서 기계·전기전자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5.4%에 이르렀다.

하지만 대표적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면 전체 산업의 영업이익률이 7.4%에서 5.3%로 줄어든다. 반도체 의존도는 더 심화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했을 때 전체 산업의 영업이익률이 줄어드는 폭은 지난해 1분기 1.0% 포인트(7.1%에서 6.1%로 축소)보다 확대됐다.

보호무역 확산 등 불확실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주요 수출시장인 신흥국의 일부 선행지표가 나빠졌고 보호무역 기조도 강화됐다”며 “국제유가도 상승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반도체는 중국에서 수요가 시장 예상보다 많고 호황이 계속되지만 하반기부터 중국이 메모리반도체 양산에 돌입한다는 점이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동차도 미국·중국 등에서 실적 회복이 기대되면서도 미국 보호무역 기조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철강은 대미 수출쿼터 적용과 경기 위축으로 수출과 내수가 줄겠지만 중국산 수입 감소가 지속돼 생산은 조금만 줄어들 전망이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