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훈련 중단은 北진정성 확인 차원”

입력 2018-06-15 18:32 수정 2018-06-15 21:58

해리 해리스(사진)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방침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지명자는 그러나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계속 우려해야 한다”고 말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과는 다른 입장을 견지했다.

해리스 지명자는 14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다. 그는 “한반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완전히 달려졌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정성을 알아보기 위한 차원에서 주요 훈련을 일시 중단할(pause)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전쟁이 임박한 것은 아니었으나 가능성은 높아 보였기 때문에 한·미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지금 극적으로 다른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을 ‘도발적’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북한과 중국에 대한 우려가 있고, 동맹인 한국과 협력작전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한·미 훈련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리스 지명자는 최종 결정권은 국방부에 있다는 점을 전제하면서도 “주한미군의 일상적인 훈련은 계속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지명자는 또 “탄도미사일 때문에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계속 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북한 핵 위협은 더 이상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지명자는 대북 제재의 지속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의 ‘최대 압박’ 정책, 유엔과 많은 국가의 제재가 김정은 위원장을 싱가포르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면서 “(비핵화가) 구체적으로 증명될 때까지 제재들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유엔 회원국이고, 유엔은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은 이를 따를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동맹 약속은 철통같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지명자는 청문회장에서 한국과의 인연도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가 해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진해에서 한국 해군들을 가르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요청을 수용해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했던 해리스 지명자를 주한 대사로 지난달 18일 재지명했다. 4성 해군 장군 출신인 해리스 지명자는 주한미군사령부를 관할하는 인도·태평양사령관(옛 태평양사령관)을 지냈다.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일본 요코스카에서 태어난 그는 ‘지일파’로 분류된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