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오는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포함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축소·중단을 위한 협의를 개시했다. 양국은 최종 조율 과정을 거쳐 조만간 중단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미 간 협의가 이미 시작됐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진정성 있게 비핵화 조치를 실현하고, 적대관계 해소를 위해 남북 및 북·미 간 좋은 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대북 군사적 압력 조치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미국도 우리 입장에 상당히 동의하고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 선언’과 북·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3자 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대북 군사훈련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정상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견인한 계기가 됐다”며 “회담 이전과 이후의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지위도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를 계기로 북한이 자신감을 갖고 비핵화도 추진하고 북한사회를 개방해나가는 조치를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제도권 외교무대로 끌어들여 비핵화·개방 조치의 연착륙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송영무 국방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전날 30분간 통화하고 군사훈련 중단 문제를 협의했다. 국방부는 “UFG 연습을 포함한 군사훈련 전반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훈련을 언제까지 중단할지 등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상황 변수가 많다. 한·미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도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취소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폭스뉴스와 CNN방송 등은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가 UFG 연습 취소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북한이 충분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내년 3월로 잡힌 연합훈련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여러 옵션을 후속 조치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왜 (주한미군 철수)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한·미 간 어떤 협의도 없었고 입장 변화도 없다”며 “한·미동맹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북·미 협상에서 협상될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강준구 김경택 하윤해 기자 eyes@kmib.co.kr
韓·美, 연합훈련 중단 협의 개시… 8월 UFG 취소할 듯
입력 2018-06-15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