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충북·대전·강원도의회도 싹쓸이

입력 2018-06-14 21:19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기초의원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민주당이 다음 달 새로 출범하는 지방의회를 장악하게 됐다. 대전·충남·충북·강원도의 시·도 지사 당선인 모두 민주당 소속인데 지방의회까지 같은 당 소속 의원들 일색이기 때문이다.

14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도의원 지역구 29석 중 26석을 싹쓸이했다. 비례대표도 2석을 확보해 전체 도의원 의석 32석 중 28석을 석권하게 됐다. 이에 따라 민선 7기 도의회는 양당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당 독점 구조가 형성됐다. 집행부(지자체)와 지방의회 간 불필요한 갈등이나 기 싸움은 재연되기 힘든 상황이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31석 가운데 21석을 차지했었다.

청주시의회도 지역구 당선자 39명 중 25명이 민주당 소속이고 한국당은 13명뿐이다. 의회 다수당이 의장직을 맡는 관행에 따라 민주당은 도의회 의장과 시·군 의회 의장직을 모두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에도 민주당이 다수였던 대전시의회는 비례대표 1석 외엔 전원 민주당 의원으로 구성되게 됐다. 민주당이 시의회 22석 중 지역구·비례대표를 포함해 모두 21석의 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야당은 한국당의 비례대표 1석 뿐이어서 시정감시 기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던 충남도의회는 상황이 역전됐다. 도의회 당적 구성은 그동안 총 40석 중 한국당이 30석, 민주당이 10석이었다. 하지만 의원 정수 조정을 통해 42석으로 늘어난 도의회는 이번 선거 결과 민주당이 33석, 한국당이 8석, 정의당이 1석으로 구성된다.

강원도의회도 정치 지형이 완전히 뒤집혔다. 도의원 46명 중 39명이 새로운 인물인데다 민주당이 35석을 차지했다. 4년 전 선거에서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36석을 차지하고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이 6석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대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독점한 지방의회가 제대로 지자체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원대 엄태석(55) 부총장은 “민주당이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독식하면서 견제와 균형의 장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됐다”며 “지방의회는 앞으로 스스로 자정하고 개혁적인 분위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주·대전·춘천=홍성헌 전희진 서승진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