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영원의 진리 깨달으니 세상의 걱정 싹∼”

입력 2018-06-16 00:00
신진 고려대 기독인연합 대표가 지난 10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베리타스 포럼’은 진리를 잃어버린 대학에서 진정한 진리를 추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송지수 인턴기자
신진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열린 베리타스 포럼 행사 후 세계적 변증가 오스 기니스 박사(오른쪽 다섯 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진 대표 제공
“선명한 진리를 깨달으니 미래의 취업이나 재정 걱정을 내려놓았어요. 영원한 진리이신 하나님이 저를 선하게 이끄신다는 믿음이 생겼죠. 하나님이 어떻게든 돌봐주신다는 것을 경험했거든요.”

지난 10일 서울 성북구 종암로 고려대 교우회관에서 만난 고려대 기독인연합 대표 신진(22·서울 나들목교회)씨는 ‘베리타스 포럼’을 만난 뒤 대학생활의 터닝 포인트를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신씨는 지난달 23∼24일 국내 최초로 고려대에서 열린 ‘베리타스 포럼 고려대 준비위원회’ 스태프로 활동했다.

베리타스 포럼은 진리 과학 윤리 등 우리 삶의 근본적인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대해 기독교적 입장에서 질문하고 토론하는 국제 포럼이다. 1992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시작된 이래 북미와 유럽 대학 200여곳에서 2000차례 이상 진행됐다.

행사 후에도 일반 언어로 복음을 이해하고 전하기 위한 베리타스 모임은 계속되고 있다. 신씨는 “포럼을 통해 진리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토론할 수 있는 동역자가 생긴 것이 제일 큰 선물”이라고 했다.

진리를 찾아 방황한 시간

“대학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2015년 영어교육학과에 입학한 그는 학과·동아리 선배들을 만나면 이 같은 내용을 질문했다. 학창시절 기독교 대안학교인 충남 사사학교를 다닌 그는 대학에서도 기독교와 성경을 통해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고 싶었다. 용기를 내어 질문했지만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지 못했다. 모태신앙인이고 부친은 목회자이지만 진리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인생의 본질적 질문의 답을 찾지 못하자 방황했다. 세상의 가치관이 범람한 대학에서 무력하게 살고 있다는 죄책감과 불안감이 커져갔다. 신앙을 이유로 나가지 않았던 각종 술자리와 미팅에 나갔고, 수많은 동아리와 대외 활동으로 정체성을 찾아보려고 했다.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간이었다.

기독교에 대한 그리움이 생길 즈음 고려대 기독인연합에서 스태프 모집공고를 봤고 그곳에서 1년 반 동안 대표로 활동하면서 캠퍼스에서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위로를 받았다. 또 3학년 때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순장으로서 사람들을 전도하며 순원을 양육했다.

“순원을 양육해 보니 제가 얼마나 허술하게 머리로만 복음을 알고 있었는지 알게 됐죠. 하지만 여전히 진리는 제 인생을 걸 만큼 선명하진 않았습니다.”

진리의 답을 발견하다

올해 2월 포럼을 알게 되면서 그동안 고민했던 질문의 답이 풀리기 시작했다. 고려대 기독인교수연합 총무로 섬기던 조영헌 교수와 개인적 친분이 생겼고 조 교수의 권유로 학생 스태프에 합류했다. 포럼은 외인구단처럼 재학생과 유학생, 신학생 등으로 구성돼 다양한 가치관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실무자들끼리 아침마다 로마서 말씀을 읽고 나누며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다. 학교 및 신앙생활, 인간관계 등에서 생긴 각종 고민을 나누며 기독교 진리에 대해 토론했다.

어느새 기도 열매도 보이기 시작했다. 기독교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한 스태프는 하나님에 대해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최근 신씨는 그를 자신이 다니는 교회로 인도해 신앙생활을 돕고 있다. 포럼은 국내외에서 온 1000여명이 참석하면서 성황리에 열렸다. 학교에서도 거부감 없이 기독교 진리를 전하고 열띤 토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복음이 선명해지니 일반 학문에도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진리가 숨겨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수업시간은 진리를 변증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할 수 있는 복음 전파의 요충지이자 일차적 선교지가 된 것이다. “이미 교회나 선교단체에서 하늘의 언어를 익혔으니 이젠 땅의 언어로 복음을 증거하는 과제를 알게 됐죠.”

포럼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 깊어진 요즘 그에게 또 다른 소망이 생겼다. 캠퍼스 복음화의 사명을 감당하는 학자가 되는 것이다.

“취업과 안정적인 미래에 대한 추구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불안해하는 것 같아요. 사회가 삶의 의미에 대한 물음을 던지기엔 너무 바쁘게 살아가도록 만들고 있죠. 지금도 캠퍼스 부흥을 꿈꾸시는 그분의 놀라운 계획을 회복하고 싶습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