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협력의 민간기업 구심점 역할을 하겠습니다. 북한의 강령 국제녹색시범구는 남북경협 성공의 키가 될 겁니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11일 세종에서 만난 김칠두(사진) 북방경제인연합회장은 민간 차원의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한 사업 구상을 밝혔다.
북방경제인연합회(북경연)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유라시아와 동북아 지역 국가들과의 다양한 교류와 경제 협력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 기업, 단체, 개인 등을 회원으로 한 민간단체다.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아 5월 출범했다.
초대 회장인 김 회장은 노무현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차관으로 재직하며 개성공단 조성, 입주업체 선정을 주도했다. 퇴직 후에는 대학에서 북한경제를 가르쳐 왔다.
김 회장이 우선 추진사업으로 꼽은 건 2013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강령 국제 녹색시범구 개발 사업’이다. 계획면적만 1억300만㎡로 개성공단 개발계획(약 6600만㎡)의 1.5배 규모다. 김 위원장은 50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관광과 농업, 축산, 어업 등 무공해 산업을 육성하면 7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00억 달러의 재정수입을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 야심차게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중국 투자 유치에 실패한 뒤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김 회장은 “한국은 북한의 경제특구 개발 단체인 ‘조선경제개발협회’와 힘을 합쳐 완벽한 형태로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구상은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 기업, 삼성 등 대기업, 중견기업과 협의체를 구성해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강령 특구가 남북경협을 넘어 북한의 개혁·개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회장은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개성공단 때처럼 남북 군대가 후방으로 물러나고 북방한계선에서 발생하는 분쟁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北 ‘강령 녹색시범구 사업’ 추진 김칠두 북방경제인聯 회장…“남북 경협의 민간기업 구심점 역할할 것”
입력 2018-06-14 1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