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독식했던 영남지역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한국당의 아성인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그동안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되는 경우는 찾기 힘들었다.
14일 대구시의회 등에 따르면 27명(비례대표 제외)을 뽑은 대구시의원 선거에서 북구 1명과 수성구 2명, 달서구 1명까지 4명의 민주당 지역구 후보가 당선됐다. 1991년 개원 이후 대구시의원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례대표 1명까지 포함하면 대구시의회에 5명의 민주당 의원이 진출하게 됐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뽑힌 대구시의원 30명 중 민주당 비례대표 1명을 제외한 29명이 모두 한국당 소속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꽤 큰 변화다.
기초의원 선거도 당선된 102명(비례대표 제외) 중 한국당이 53석, 민주당 45석으로 두 당의 당선자 숫자가 거의 양분됐다. 특히 수성구에서는 민주당이 9석, 한국당이 8석으로 오히려 민주당 기초의원 숫자가 더 많다.
경북도 변화의 바람이 거셌다. 54명(비례대표 제외)을 뽑은 경북도의원 선거에서 구미 3명과 포항 2명, 칠곡과 의성에서 각각 1명까지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 7명이 당선됐다. 경북도의회에 지역구 민주당 의원이 입성한 것은 1995년 지방선거 때 영양에서 당선된 류상기 전 도의원 이후 23년 만이다. 비례대표 2명까지 경북도의회에는 9명의 민주당 의원이 참여하게 됐다. 247명(비례대표 제외)을 뽑은 경북 기초의원선거에서는 민주당 38명, 바른미래당 2명, 정의당 1명이 당선됐다.
그동안은 시·도지사와 기초단체장은 물론 광역·기초의원들 숫자에서 한국당에 압도적으로 밀려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제대로 된 견제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겨나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광역단체장을 모두 차지한 부산과 울산, 경남은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며 이변을 낳았다. 민주당은 부산의 42개 광역의원 지역구 선거에서 4곳을 제외한 38곳에서 당선인을 배출했다. 지방선거 실시 이후 부산에서도 민주당이 지역구 시의원을 배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은 시의원 19석(비례대표 제외) 가운데 민주당이 15석을 차지했고, 52석(비례대표 제외)을 뽑은 경남도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31석을 얻어 과반을 훌쩍 넘겼다.
호남지역은 민주당 후보들이 의석을 싹쓸이했다. 광주시의회의 경우 민주당이 지역구 20석을 모두 차지했다. 전남도의회는 52석(비례대표 제외) 가운데 민주당이 50석을 차지했다. 전북도의회는 전체 35석(비례대표 제외) 가운데 민주당이 34석을 석권했다.
대구·울산·전주=최일영 조원일 김용권 기자 mc102@kmib.co.kr
TK 지방의회 ‘디비졌다’… 대구시의회 한국당 독점 막 내려
입력 2018-06-14 1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