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안에서 아름다운 가정을 꿈꾸는 교회 청년들은 막상 교회 안에선 연애가 힘들다고 토로한다. 자연스럽게 교제하다가 결혼까지 이르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잘 안 될 경우 교회에서 이별한 상대를 계속 봐야 한다. 최악인 경우 공동체를 떠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청년사역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상갑(산본교회 담임) 목사는 이 같은 고민을 안고 사는 청년들을 향해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교회청년 연애 10계명’을 제안했다(표 참조).
이 목사는 먼저 “고기가 있는 곳에 가야 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형제와 자매가 있는 자리로 가야 기회도 생기는 법이다. 다양한 만남 속에서 이성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는 “사랑은 뜨거운 감정만이 아니다. 친밀하고 편안한 만남 속에서 상대방을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종 연애용어인 ‘어장관리’는 실제로 사귀진 않지만 마치 사귈 것처럼 친한 척하면서 자신의 주변 이성들을 동시에 관리하는 태도다. 이 목사는 교회 내에서의 어장관리는 불행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어장관리를 하는 청년일수록 내면이 공허하기 때문에 한 사람도 제대로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어장관리를 하면서 여러 사람을 다 놓치지 말고 한 영혼을 위한 세레나데를 불러야 한다”며 “깊이 있는 사랑만이 영혼을 치유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도하면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 목사는 “경건한 청년들이 오랫동안 기도만 하는 동안 연애 기회를 놓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다”며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열등감에 시달리지 말고 용기를 내어 고백하라.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야 하며 거절당하는 것도 성장하고 성숙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진심을 계속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무시를 당한다면 짝이 아닐 확률이 높다. 그러나 길이 막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또 다른 길이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거절할 경우엔 지혜롭게 거절할 수 있는 매너를 익혀야 한다.
이 목사는 “한계선이 없는 스킨십은 축복이 아닌 저주”라고도 했다. 교제할 땐 이 사람이 내가 찾던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긴 관점에서 볼 때 배우자가 아닌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스킨십을 잘못했을 경우 일생 동안 죄책감에 시달릴 수 있다”며 “내가 소중한 만큼 상대의 인생도 소중하다고 여기고 이 모든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이성 여러 명 ‘관리’하지 말고 한 영혼 위한 세레나데 불러라
입력 2018-06-15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