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에 “진로를 북북서로!”… 현대방콕호, 난파 직전 조난자 2명 구조

입력 2018-06-13 19:04

“SOS, SOS” “선수를 북북서로 돌려라! 풀 어헤드(Full Ahead·전속력 항진)!”

시속 28노트의 비바람과 3m가 넘는 파고가 몰아치는 캄캄한 망망대해, 미국 서부 해안에서 다급한 구조신호가 들려왔다. “미국인 2명이 탄 보트가 북북서 9마일 지점에서 난파 직전”이라는 무전에 ‘현대방콕호’는 망설임 없이 기수를 돌렸다.

현장에 도착했지만 거센 풍랑에 인명구조용 보트조차 내릴 수 없었다. 선원들은 궁여지책으로 밧줄을 선원 몸에 묶어 배 외벽계단을 딛고 조난 보트에 접근했다. 그렇게 조난자 둘을 구조 완료한 시각은 10일(현지시간) 오후 9시23분, SOS를 수신한 지 73분 만이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던 현대상선 소속 컨테이너선 현대방콕호는 미국 서부 해안에서 조난당한 보트 앤(ANNE)호에 탑승하고 있던 미국인 2명을 구조해 미국 해안경비대에 인계했다고 13일 밝혔다. 현대상선 측은 현대방콕호의 전 승무원이 ‘인명구조 매뉴얼’에 따라 침착하게 조난자 구조에 성공한 뒤 로스앤젤레스항에 도착해 미국 해양경비대(USCG)에 인계했다고 전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악천후 속에서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던 것은 정기적으로 수행해온 비상대응훈련에 철저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