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핵심사업 운명 바꾼다

입력 2018-06-13 05:00
전날 내린 비 덕분에 서울 하늘에 미세먼지가 사라져 한강 주변 스카이라인이 선명하게 보이는 가운데 12일 서울 남산에서 한 여성이 푸른 하늘과 시내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유권자들이 6·13 지방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지역 현안 사업의 운명이 바뀐다. 지방자치단체 별로 추진 중이거나 예정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후보자들의 입장이 제각각이어서 선거 결과에 따라 사업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2일 각 후보 캠프 등에 따르면 대구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대구공항 통합이전’ 사업은 선거 결과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유력 후보 2명의 입장차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재선을 노리는 자유한국당 권영진 후보는 “군(軍)공항을 이전하는 방법은 대구공항과의 통합이전 뿐”이라며 통합이전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임대윤 후보는 “군공항만 이전하고 대구공항은 그대로 두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대구공항 통합이전 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이전지역 후보로 경북 군위와 의성이 경쟁하고 있는 단계까지 진행돼 있다.

부산도 공항이 핵심 이슈다. 정부 차원에서 이미 영남권 신공항 대신 김해공항 확장을 결정했지만 민주당 오거돈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 하겠다”고 공약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한국당 서병수 후보는 전 정권에서 결정된 데로 김해공항 확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은 국철 1호선인 경인전철 지하화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한국당 유정복 후보는 “경인고속도로와 경인전철을 지하로 건설해 인천을 하나로 연결하고 자유롭게 왕래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경인전철 지하화는 비현실적”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제주도의 뜨거운 감자는 제2공항 문제다. 후보들은 민감한 사안임을 감안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된다. 재선을 노리는 무소속 원희룡 후보는 “제주공항 포화로 안전성 문제와 도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며 “제2공항 건설은 재용역이 발주된 만큼 결과를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문대림 후보는 ‘전면 재검토’를 내세우고 있다.

대전도 권선택 전 시장이 추진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방식 건설을 두고 각 후보 간 입장차가 뚜렷하다. 민주당 허태정 후보는 기본적으로 트램방식은 유지하되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 박성효 후보는 트램과 노선이 동일한 저심도 지하철(DTX) 방식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대구공항 통합이전의 경우 정부와의 갈등, 지자체 간 갈등을 겪으며 어렵게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고 부산 신공항 문제 역시 영남권이 극심한 갈등을 겪었던 사안이다. 자칫 논란이 재점화될 경우 지역 간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선거를 위한 반대 공약 남발로 사업의 연속성이 훼손되고 다시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대구·인천·대전·제주=최일영

정창교 전희진 주미령 기자, 전국종합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