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고객이 주말 새벽시간에 ‘세탁기에서 소리가 난다’고 입력하면 ‘챗봇(채팅+로봇)’이 어떤 유형의 세탁기인지, 어떤 소리가 나는지를 되묻고 문제점을 파악해 해결책을 제시한다. 고객이 ‘에어컨이 시원하지 않다’라고 하면 필터 청소, 실외기 가동 등 간단한 해결방법을 알려주고 엔지니어의 방문 서비스 예약도 해준다.
이처럼 LG전자 고객들은 상담원 연결이 불가능한 시간대에도 가전제품 애프터서비스(AS)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LG전자는 자사 고객서비스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챗봇 서비스를 한국과 미국에서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챗봇은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사람과 대화하며 해답을 주는 대화형 메신저다.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금융·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활용되던 챗봇이 업종을 불문하고 확산되는 모양새다.
LG전자 챗봇 서비스에는 자체 AI 플랫폼인 ‘딥씽큐’가 적용됐다. 대화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약 1000만건의 고객 상담사례를 분석했다고 한다. LG전자는 챗봇 서비스를 2020년까지 유럽, 중남미 등 주요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챗봇 서비스는 365일 24시간 운영할 수 있다. 고객들은 심야시간, 주말 등 사람이 상담에 응할 수 없는 시간대에도 고객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상담원과 통화 연결을 위해 기다릴 필요도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상담원 운용에 투입되는 인건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앞서 고객들의 상담 문의가 많은 유통업계와 홈쇼핑 업계도 챗봇을 도입해 운용 중이다. 금융권도 챗봇이 일찌감치 도입된 분야다.
다만 서비스 자체가 도입 초기 단계여서 단순 상담만 가능한 한계도 있다. 또 고객들은 상담원만큼 챗봇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종종 질문에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노출된다. 업계 관계자는 “챗봇 서비스는 초창기에는 학습을 진행하는 단계를 거친다”면서 “시간이 지나야 보다 정교한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AS 상담에서 엔지니어 방문 예약까지 척척…LG전자, 인공지능 서비스 ‘챗봇’ 본격 가동
입력 2018-06-12 1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