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변호사 2000여명이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재판 거래 의혹 파문을 ‘전대미문의 사법부 위기’로 규정하고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변호사 단체들이 시국선언을 한 건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규탄 전국 변호사 비상모임은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 및 징계, 탄핵 등의 조치,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찬희 서울변회 회장은 “사법부 내부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시국선언은 국민을 대신해 법정에 나가는 변호사의 양심에 따른 선택으로, 정치적 문제에 개입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변호사 출신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더 이상의 셀프조사는 의미가 없다”며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양 전 대법원장을 수사해 혐의점이 발견되면 처벌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국선언에는 전국 변호사 2015명이 동참했으며 지방변호사회 회장 14명 중 9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양승태 수사하라” 변호사 2015명 시국선언
입력 2018-06-11 18:54 수정 2018-06-11 2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