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내부 갈등설에 휩싸인 송영중(사진) 상임부회장의 거취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송 부회장은 스스로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은 11일 “송 부회장에 대한 거취를 회원사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손경식 경총 회장의 뜻이 직접적으로 담긴 것이라고 경총 관계자는 설명했다. 손 회장이 회원사 의견을 듣고 송 부회장의 경질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여러 통로로 각계 의견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회장은 지난 4월 초 선임돼 겨우 두 달 정도 일했다. 그는 고용노동부 노사정책국장과 청와대 노사관계비서관을 지낸 외부 인사로 그간 업무 방향을 놓고 경총 사무국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사를 상대로 임금단체협상 등 노사 관계를 조언해 온 경총 사무국에 노동계 친화적 입장을 주문하자 기존 임직원이 반발했다고 한다.
갈등이 외부로 표출된 건 최근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정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경총은 송 부회장 지시로 이 문제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했다가 중소기업중앙회 등 다른 경제단체가 반발하자 하루 만에 번복했다. 송 부회장은 최저임금위 논의 입장을 결정하면서 손 회장에게 사전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회장은 지난주 재택근무를 하다 이날 사무실이 있는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으로 출근하면서 언론에 “사퇴 의사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국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손 회장도 경총회관으로 출근했다. 경총은 “회장이 업무를 직접 지휘·관장해 오고 있으며 일각의 우려와 달리 차질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총이 송 부회장을 경질할 경우 이는 조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송 부회장은 현 정권의 경제·노동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시각을 가진 인사로 평가된다. 그의 경질은 정권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경총에는 상임부회장 해임에 관한 별도 규정이 없어 거취 결정은 결국 손 회장이 내릴 수밖에 없다. 경총 관계자는 “아직 회장단 회의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경총 “송영중 부회장 거취 결정”… 송 “사퇴 없다”
입력 2018-06-11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