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학생 “드림클래스, 한국생활 길잡이”

입력 2018-06-10 21:53

“드림클래스는 제게 인생수업이나 마찬가지예요.”

올해 고려대 국제학부에 입학한 강수지(20·사진 왼쪽)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도움을 받았던 드림클래스를 인생수업으로 기억한다. 이란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강씨는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이란에서 한국으로 와 ‘다문화가정 학생’ 처지가 됐다. 처음엔 입시 위주 교육에 적잖이 당황했지만 드림클래스를 통해 수학과 영어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무엇보다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로 가까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큰 수확이었다. 강씨는 “학업 면에서도 도움이 됐지만 같이 수업 받았던 친구들이나 선생님들과 지금까지 연락을 하고 있다”며 “대학 생활 등에서 힘든 점을 공유하고 위로받는다는 점에서 그때 수업이 지금까지 제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생활한 경험을 살려 유엔이나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다.

부모가 모두 중국 동포인 조예기(17·오른쪽)군도 드림클래스가 한국 생활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 올해 경기도 고양국제고에 입학한 조군은 한국에 온 중학교 2학년 때부터 2년간 드림클래스에서 수학과 영어를 배웠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읽고 쓰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학습 용어가 중국과 다르고 의사소통이 다소 미흡했다. 조군은 “대학생 강사들은 고교 생활이나 대학 생활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면서 동기부여를 해줘 좋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강씨 경우와 마찬가지로 드림클래스가 친구들을 새로 사귀는 주요 통로가 됐다. 조군은 “중학교 2학년 때는 말도 많이 못해서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드림클래스에서 친구를 많이 사귀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대표적 교육 사회공헌 사업인 드림클래스가 강씨와 조군 같은 다문화가정 학생의 한국 적응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드림클래스는 ‘공정한 출발(Fair Start)’을 통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2012년 3월 본격 시작됐다. 교육 여건이 부족한 중학생을 대상으로 수학과 영어를 학습할 기회를 제공한다. 수학과 영어를 가르칠 강사로 대학생들을 모집해 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한다.

지난해까지 중학생 6만5000여명, 대학생 1만8000여명이 드림클래스를 거쳐 갔다. 올해 7년차를 맞아 중학생 때 수업을 들었다가 대학생 강사로 드림클래스에 참여하는 선순환 사례가 늘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