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망천’ 거센 후폭풍… 정태옥 결국 자진 탈당

입력 2018-06-10 19:11 수정 2018-06-10 22:09
사진=뉴시스

정태옥(사진) 자유한국당 전 대변인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발언이 지방선거 막판 수도권 민심을 뒤흔들고 있다. 후폭풍이 거세지자 유정복 한국당 인천시장 후보는 발언 당사자인 정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고, 정 의원은 이날 오후 자진 탈당했다.

유 후보는 10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저와 300만 인천시민은 당 차원에서 정 의원을 즉각 제명 처리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인천시민께 머리 숙여 사죄할 것을 요구한다”며 “정 의원은 이미 국민의 대표로서 자격을 상실한 만큼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길 강력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가 같은 당 의원을 상대로 정계은퇴까지 요구한 것은 이부망천 발언의 파급력이 예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발언 하루 만인 지난 8일 대변인직을 사퇴했으나 논란이 계속됐다. 주말 내내 이부망천 발언으로 정치권이 달아올랐다. 주요 포털에도 이부망천이 인기 검색어로 자리잡았다. 정 의원의 공식 홈페이지는 일일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중단됐으며 공식 블로그에도 게시물마다 비판 댓글이 수백개씩 달리고 있다. 정 의원은 결국 당에 탈당계를 제출했으며 탈당계는 제출 즉시 수리됐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부망천 발언이 인천뿐 아니라 수도권 등 다른 지역 선거에도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정 의원의 거취 등을 신속히 정리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인천시장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 의원이 불편한 신조어를 만들며 인천시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정 의원은 즉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며 검찰은 인천시민을 모독한 죄로 정 의원을 구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부천 의원들은 9일 국회에서 “한국당과 유 후보가 인천과 부천시민이 납득할 정도의 석고대죄를 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신길웅 인천시의원 후보와 김흥섭 연수구의원 후보는 정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