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위한 SW분야 R&D 역량 강화”

입력 2018-06-10 20:10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가상의 도로환경을 반영한 인포테인먼트 제품의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을 분석하고 있다(위쪽 사진). 다른 연구원이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 엠빌리(M. Billy)가 확보한 실제 도로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사내 소프트웨어 전문 아카데미를 신설하고 설계인력을 5배 넘게 늘리기로 했다. ‘하드웨어’ 위주의 자동차부품 업체에서 벗어나 미래차 시장에 적합한 ‘소프트웨어’ 업체로 변신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경기도 용인 기술연구소에 14억원을 들여 연구원 400여명이 소프트웨어 직무교육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모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구축했다고 10일 밝혔다. 자동차부품 회사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처럼 대규모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드문 사례다.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시대가 가까워지면서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높아지자 전문교육 코스를 마련한 것이다.

현대모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는 센서와 로직(인지·판단·제어) 등 자율주행에 특화된 융합 소프트웨어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게 된다. 빅데이터 활용, 영상인식, 센서제어 등 통신기술 과정이 포함된다. 연구원들은 코딩이나 알고리즘 설계뿐 아니라 자율주행차가 작동하는 원리 등 기계구조학도 배운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축적한 하드웨어 설계역량과 소프트웨어 기술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소프트웨어 관련 연구개발 인력도 대폭 충원키로 했다. 현재 800명 수준인 국내 기술연구소의 소프트웨어 설계인원을 2025년까지 약 4000명으로 5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인도연구소와 베트남 분소를 소프트웨어 전문 글로벌 연구거점으로 확대·운영키로 했다.

인도연구소는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인 엠빌리(M. Billy)가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도 현지의 도로 환경을 반영한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올해 안에 개발할 예정이다. 베트남 분소는 자율주행 데이터 분석센터 역할을 맡는다. 현대모비스는 “인도연구소가 위치한 하이데라바드와 베트남 호찌민은 IT와 소프트웨어 관련 우수 인재가 풍부하고 한국기업에 대한 인식이 좋다”고 전했다.

글로벌 컨설팅기관 맥킨지 앤드 컴퍼니에 따르면 2030년 자동차 1대에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에서 30% 수준으로 확대된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운전 주도권이 운전자에서 자동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므로 해킹으로부터 차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극한 환경에서 소프트웨어 성능도 보장돼야 한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