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강세 영남·강원 기초단체장, 이번엔 바뀌나

입력 2018-06-11 05:05

그동안 보수정당의 강세가 뚜렷했던 영남과 강원도 기초단체장 선거 판세가 6·13 지방선거에서 바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남과 강원도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88곳 중 77곳(87.5%)을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이 휩쓴 지역이다.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은 당시 강원도 원주와 경남 김해 2곳만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영남과 강원도에도 “‘민주당 바람’이 거세다”는 얘기들이 여야 모두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당 텃밭인 TK(대구·경북)부터 기류가 심상치 않다. 민주당의 한 영남권 의원은 10일 “경북 구미와 칠곡, 대구 동구와 수성구에서 우리 당 후보가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경북 포항과 대구 북구에서도 민주당이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대구 동구를 빼면 모두 한국당이 승리할 지역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한국당 의원은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지역구가 있는 동구는 한국당과 민주당, 바른미래당의 3파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울산·경남 분위기도 한국당에 좋지만은 않다. 한국당은 부산 16곳 가운데 10곳을 경합지역으로 분류했다. 그만큼 승리를 자신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부산 지역 한국당 관계자는 “당 소속 지역구 의원이 있는 곳을 제외하면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울산 북구와 동구도 한국당 후보보다 민중당이나 민주당 후보가 우세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남 창원은 한국당을 탈당한 무소속 안상수 후보와 한국당 조진래 후보의 단일화가 실패하면서 민주당 허성무 후보가 우세하다는 시각이 많다. 보수세가 강한 서부 경남도 민주당의 공략이 집요하다. 민주당은 사천 진주 함안 산청 하동 등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했다. 반면 한국당은 거창 남해 합천 의령 창녕 밀양 등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강원도 역시 민주당과 한국당의 줄다리기가 치열하다. 양당이 각각 경합 지역으로 꼽은 곳만 합쳐도 전체 18곳 중 15곳이다. 민주당은 춘천 원주 강릉 삼척 태백 정선 속초 홍천에서 우세를 예상했다. 반면 한국당은 춘천 강릉 동해 고성 양양 평창 화천만큼은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여야 텃밭에서 여야 후보들을 위협하는 무소속 후보의 강세도 눈에 띈다. 경북 영천은 경찰청장을 지낸 최기문 후보가, 상주는 부인의 선거법 위반으로 지난해 초 의원직을 잃은 김종태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와 한국당 후보들과 경합하고 있다. 경북 경주·안동·울진·예천은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현직 단체장들이 한국당 후보보다 우세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남도 전북 정읍·무주, 전남 광양·장성·신안·보성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보다 앞서거나 경합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 민주당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한 인사들이다. 2014년 지방선거에선 전체 무소속 기초단체장 당선자 29명 중 과반(15명)이 호남에서 나왔다.

이종선 신재희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