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구하지 못했거나 은퇴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시작하는 게 자영업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568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1%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과 멕시코 뒤를 이어 3번째로 많다. 그렇다고 장사가 잘돼서 너도나도 창업에 나서는 게 아니다. 자영업자 수익 증가율이 지난해 1.0%로 6년 만에 가장 낮게 나온 것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자영업자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쉬지 않고 일해도 손에 남은 돈이 전년과 비교해 겨우 1% 늘었다니 안타깝다.
자영업자의 60%는 2016년 연평균 소득이 4000만원이 안 됐고 20%는 한 해 1000만원도 벌지 못했다. 자영업자 돈벌이가 갈수록 나빠지는 것은 경기는 나아지지 않는데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창업에 뛰어들며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했기 때문이다. 자영업 3년 생존율이 37%에 불과하다. 매출은 줄어드는데 인건비와 임대료 등은 오르면서 편의점이나 치킨집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김영란법 시행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다음 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작되면 직장 회식도 줄어 자영업자 매출이 더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금리 상승기에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이 되고 있다.
자영업자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임대료를 낮춰줘야 한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신조어가 보여주듯 폭리를 취하는 상가 주인에게 휘둘리는 자영업자들의 눈물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임대료 인상률 상한제 허점을 보완하고 임대료를 내리면 건물주의 재산세를 깎아주는 등 유인책을 고려해볼 만하다. 포화상태인 자영업 구조조정도 시급하다. 선진국처럼 취업자 중 비중을 10%대로 낮춰야 한다. 노후준비가 안 된 세대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연금체계 구축이나 실버 일자리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설] 쉬지 않고 일해도 겨우 1% 수익 늘어난 자영업자들
입력 2018-06-11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