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할 허익범(59) 특별검사가 8일 임명장을 받고 최장 20일간의 수사 준비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허 특검은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산경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보 인선에 어느 정도 진척이 있다. 일하고자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허 특검은 다음 주 중 특검보 후보자 6명을 청와대에 추천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3명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다. 박영수 특검 때 윤석열 당시 대전고검 검사처럼 수사팀장을 맡을 현직 검사를 검찰에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허 특검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등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실세 정치인을 어떻게 조사할 것이냐는 질문에 “원론적인 말밖에 할 수 없다”며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나오면 나오는 대로 조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는 “수사는 살아있는 유기체”라며 “쉬운 수사가 어디 있겠느냐. 쉽지 않을 것이니 특검을 임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의 댓글조작 의혹도 특검이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정치권에서 결정할 일이다. 내가 답변할 내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사안은 드루킹 특검법에서 정한 수사 대상이 아니어서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기 전까진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허 특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허 특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토대인 여론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공론을 왜곡하고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게 이번 특검의 임무”라며 “여론이 건강하게 작동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훈 박세환 기자 zorba@kmib.co.kr
허익범 특검 “실세도 나오는 대로 조사… 새누리당 댓글 수사 정치권이 결정할 일”
입력 2018-06-08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