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장관 “中, 우리 반도체 견제 상당 기간 계속할 것”

입력 2018-06-08 19:51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견제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의 차세대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한국 정부도 과감한 규제개혁과 주력 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운규(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차전지·반도체 현안대응 전략회의를 열었다. 백 장관은 “반도체는 중국이 반도체 수입량이 원유 수입량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에서 기술 확보에 국가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우리 업계에 대한 견제가 상당히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백 장관이 지난 5∼6일 중국을 방문한 뒤 그 결과를 업계와 공유하고 향후 2차전지·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업계에서는 진교영 삼성전자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종현 LG화학 부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강상훈 SK이노베이션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백 장관은 방중 당시 류산 상무부장을 만나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반도체 가격 담합 조사에 대해 공정한 조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중국에서 조치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백 장관은 “한국 기업들의 중국 내 기업 활동의 어려움이 최소화되도록 정부가 지속해서 신경 쓸 것”이라며 “중국의 이행사항을 점검하고 중국 정부에 우리 기업의 애로 해소를 일관되게 요구하고 관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국 등 후발국 추격을 방어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이 차세대 기술 확보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모든 산업분야에 반도체 활용이 확대되는 추세인 만큼 시스템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다.

2차전지 분야도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어갈 차세대 배터리의 선제적 연구·개발(R&D) 투자와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백 장관은 “2차전지와 반도체는 우리가 세계적 기술력을 가진 분야이며 차세대 퍼스트 무버로서 후발국의 추격에 대비하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민간과 함께 차세대 기술 공정을 개발하고 핵심인력 양성을 추진하는 한편 기업들의 투자 애로 해소를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