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많은 이상한 安·金 단일화 논의

입력 2018-06-09 05:04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논의가 사실상 무산됐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사전투표가 시작된 8일에도 서로 양보를 요구하는 발언만 반복했다.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의 ‘당 대 당 통합’ 제안으로 인한 ‘자중지란’에 빠졌다.

김 후보 캠프 정택진 대변인은 이날 새벽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김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KBS 서울시장 후보 방송 토론회 이후 막판 단일화 논의가 예상됐으나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정 대변인은 “김 후보는 양심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를 아우르는 유일한 후보”라며 “사퇴할 수도 없고 사퇴해서도 안 된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 측 김선동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제 3등 후보가 된 안 후보가 사퇴하는 길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어느 후보가 당선 확률이 높은지 다들 아시게 될 테니 그 후보에게 표로 모아 달라는 게 저의 일관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가세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는 정도(正道)가 아니다”라며 “안 후보와 김 후보는 이념이 다른 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야권은 단일화를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안 후보가 양보해 달라”고 발언한 것과는 정반대다. 단일화 성사 가능성이 낮아지자 김 후보의 완주 쪽에 무게를 둔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이 던진 ‘당 대 당 통합’ 논의에 흔들렸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논평을 내고 “한국당은 적폐 세력으로서 청산의 대상이므로 한국당과의 단일화나 당 대 당 통합을 운운하는 일은 묵과할 수 없는 해당행위”라고 반발했다. 정택진 대변인은 “안 후보는 한국당으로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한다”며 “바른미래당은 (단일화 논의로 인한) 당내 갈등이 폭발해 거의 와해 직전”이라고 공격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