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 “궐련형 전자담배, 일반담배보다 덜 위험? 그런 증거 없다”

입력 2018-06-07 18:33 수정 2018-06-07 19:42
충북 청주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원들이 7일 국내 시판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들을 측정기기에 꽂아놓고 실험하고 있다. 뉴시스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은 해외에서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해외 연구기관들은 대부분 ‘덜 해롭다는 증거가 없다’는 결과를 내놨다.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담배 관련 질병 위험을 낮춘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유해 성분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질환·사망 발생 감소 등 실제 사용자 위험이 덜하다는 증거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미국은 아직 아이코스 판매를 허가하지 않았다.

스탠턴 글랜츠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도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와 일반 담배 흡연자의 백혈구 수치와 혈압, 폐 용량 등 24개 건강지표를 90일간 비교한 임상실험 결과 “23개 부문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오지 않았다”며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의 유해성이 비슷하다고 결론내렸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WHO는 지난해 10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유해 성분이 덜 배출된다는 근거가 없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신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 등 타 제품과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독일연방위해평가원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주요 발암물질인 알데히드는 80∼95%,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97∼99% 적게 배출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성분 농도 감소가 건강 위험을 감소시키는지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니코틴, 타르와 관련해서는 “니코틴과 타르 함량은 제조사 발표와 유사하지만 돌연변이 가능성이 있고, 일반 담배와 성분이 달라 타르 수치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스위스 베른 대학은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아세나프텐이 295%가량 검출되는 등 다양한 발암·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금연학회와 호흡기학회는 “일반 담배와 같이 발암물질 등 유해 물질을 배출한다”며 “건강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간접흡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공공장소 흡연을 금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