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동산 플랫폼… 매물·시세부터 대출 상담까지 ‘OK’

입력 2018-06-08 05:00 수정 2018-06-08 17:42
은행권 여름철 이벤트가 본격 가동되고 있다. 위쪽부터 신한은행의 해외여행객 환전우대 이벤트인 '환(換)여름 밤의 꿈', 우리은행의 '위비멤버스 인터넷 최저가 이벤트', KB국민은행의 '힐링 섬머 환전 페스티벌'. 각사 제공

직장인 임모(32)씨는 3년 동안 교제한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 중이다. 두 사람은 최근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손품’을 팔고 있다. 기존에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 일일이 매물을 확인했다면, 이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매물·시세조회는 물론 대출상담까지 받을 수 있다. 포털업체가 주도해 온 부동산 플랫폼시장에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서비스도 다양하다.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우선 주택은행 시절부터 부동산금융 ‘전통강자’인 KB국민은행이 내놓은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있다. 지난해 5월 출시된 리브온은 1년 만에 77만명이 앱을 다운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리브온은 자체 축적한 KB시세정보를 이용해 보유 예산과 원하는 조건에 맞는 매물을 보여주고 한 번에 대출가능금액, 대출금리, 매월 상환금액 등을 조회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상업용 빌딩 매물도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에 친숙한 20∼30대 신혼부부 맞춤형 ‘신혼부부 전용관’도 있다. 여기에선 신혼부부를 위한 내 집 마련 팁도 챙겨볼 수 있다. 공인중개업소들이 직접 매물을 올려 홍보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인테리어 우수 시공사례 조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2월 출시한 ‘위비홈즈’는 다양한 정보를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아파트단지 주변 편의시설이나 도보로 이용 가능한 대중교통, 진학 가능한 학교 정보 등을 제공한다. 시세 정보도 실거래가, 집주인 희망가, KB시세, 한국감정원 시세 등 4가지를 보여준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발표에 따른 아파트가격 변동 흐름도 시세 그래프를 통해 제공한다. 위비톡을 이용해 검색한 아파트와 관련한 대출상담도 즉시 할 수 있다. 특히 특허까지 출원한 ‘부동산개발 예정 정보’는 재건축·재개발, 대형 상업시설 개발, 지하철역 신설 등 앞으로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사비용 견적을 내고 결제까지 가능한 이사특화몰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부동산 경매 플랫폼 ‘신한옥션SA 서비스’를 지난달 내놓았다. 월 30만원 정기적금에 가입하면 이 경매 플랫폼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주요 경매 정보업체들에 이용료를 줘야만 확인할 수 있었던 정보다. 이 덕분에 고액 자산가가 아니더라도 전문가 해석이 담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신한옥션SA를 운영하는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는 주택·토지 등 경매물건의 복잡한 권리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준권리를 정리하고 특수물건에는 자문센터 인력이 해석을 달아놓았다. 경매와 관련된 지도, 토지이용계획서, 법원 분석 자료도 확인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현장’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11월 아파트정보 서비스 제공업체인 ‘호갱노노’와 제휴를 맺고 은행원이 직접 찾아가는 금융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하나은행 직원이 직접 찾아 전문적인 금융상담을 한다. 하나은행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고객들과 부동산투자 관심지역을 직접 둘러보는 ‘부동산 투어 세미나’도 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서울 용산구 해방촌, 이태원 경리단길 일대를 고객 20여명과 둘러봤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옥죄기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춤하지만, 시중은행의 부동산 플랫폼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려는 시중은행의 목적과 편리한 서비스를 찾는 고객의 수요가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연구소 손정락 연구위원은 “금융상품 중개 및 자산관리 채널로서 플랫폼의 활용도가 높고, 신규 고객 확보에 효과적이어서 금융권의 플랫폼 시장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연구위원은 “고객이나 전문가 평가가 부가된 매물 정보, 양질의 시장·매물 분석서비스, 대출상품·투자상품·투자자문을 아우르는 상품중개 기능이 복합된 플랫폼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