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서울시장 후보들의 단일화 논의가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모두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도 서로 상대방의 사퇴를 요구하며 대치하고 있다.
김 후보는 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말하는 단일화는 제가 (후보직을) 관두라는 것”이라며 “(단일화에 대한) 간절한 마음은 서로 같은데, 합쳐질 때는 구체적인 (조건들이) 어느 정도는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 대 당 통합’ 등 김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작정 양보만 요구하는 안 후보에 대해 불쾌감을 내비친 것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내부 조사를 토대로 보면 우리가 확실한 2등”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도 계속해서 양보 요구를 이어갔다.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이 제가 높게 나오고 있다”며 “일대일로 경쟁했을 때 누가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대승적인 양보를 하는 것이 절반이 넘는 서울시민들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두 후보는 이견을 내비쳤지만 단일화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김 후보는 “단일화를 안 하는 거냐고 묻는다면 절대 그런 것은 아니다”고 했고, 안 후보는 “기회만 된다면 김 후보와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특히 양측은 사전투표 기간인 8∼9일 이후에도 단일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신경전을 이어갈 태세다. 김 후보 측 김선동 공동선대위원장은 “막판에 어느 후보가 스스로 사퇴하는 단일화가 가장 현실적이고 가능성이 있다”며 “막판은 지방선거 투표일 바로 전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 2∼3일 전에도 단일화는 가능하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막판까지 “니가 해라, 양보”… 김문수-안철수 ‘치킨게임’
입력 2018-06-0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