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통일 이루게 하소서” 국내외 기독인 뜨거운 간구

입력 2018-06-07 00:01
황교안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6일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개최된 ‘느헤미야 국가금식기도성회’에서 “국가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오직 기도에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송지수 인턴기자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2018 기도큰모임 쥬빌리코리아 인터내셔널’현장. 국내외에서 온 참석자들이 복음적 평화통일을 소망하며 손을 들고 기도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나라를 위해 몸바친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현충일을 맞아 기도의 용사들이 한데 모였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수년째 현충일마다 함께 두 손을 모으는가 하면 조국의 재건을 위해 간절히 부르짖은 느헤미야의 심정으로 끼니를 거르며 기도하기도 했다. 북·미정상회담(12일)과 전국 동시지방선거(13일)를 앞두고 열린 애국 기도회 열기는 여느 때보다 뜨거웠다.

느헤미야 국가금식기도성회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는 2만여명의 기도소리로 가득 찼다. ‘느헤미야 국가금식기도성회’에 참석한 전국에서 모인 ‘기도의 용사’들은 대성전은 물론 부속성전 6곳을 모두 채웠다. 국가기도운동 주최로 지난 4일부터 열린 기도성회에 참석한 연인원은 이날 6만명을 돌파했다.

기도성회는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북한인권·복음통일을 위해 기도의 힘을 모으고자 마련됐다. 기도자들은 먼저 자신과 한국교회의 죄악부터 회개했다. 물질숭배와 음란 낙태 동성애가 확산되는 한국사회의 죄악을 놓고 가슴을 치며 기도했다.

이정훈 울산대 법학과 교수는 ‘하나님의 도덕적 통치’라는 제목으로 전한 메시지에서 “대한민국은 공산주의와의 치열한 이데올로기 전쟁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세워진 나라”라면서 “한미동맹은 자주 번영의 기초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런데도 최근 이 나라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해체시키고 성정치·성혁명으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혼란기 속 대한민국을 살리려면 위대한 종교개혁 지도자인 존 녹스처럼 하나님을 경외하며 청교도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그때 하나님의 도덕적 통치가 이 땅에 임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북한 동포들을 외면했던 죄악을 회개했다. 이어 북한 인권이 개선되고, 복음통일을 앞당겨 달라고 기도했다.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는 “종교의 3대 요소는 교주 교리 교인인데,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을 교주로 떠받들고 주체사상이라는 교리를 철저히 믿고 있어서 세계 10대 종교로 분류된다”면서 “북한 동포들이 기독교 박해지수 1위인 21세기 최악의 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나라 사랑을 향한 참석자들의 마음은 절박했다. 경남 김해에서 온 박다림(28·여)씨는 “주님께서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심정으로 북한동포와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하라는 감동을 주셨다”면서 “교회 청년 8명과 함께 간절히 기도했다”고 말했다. 김영길(66) 목사도 “경북 구미 통일기도회에 참석하는 70여명의 기도자들과 함께 북한구원과 통일한국, 선교한국을 위해 집중 기도했다”고 했다.

전국에서 모인 기도자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북미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석전 연세중앙교회 목사는 “북미회담에서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맺자는 움직임이 있는데, 남북의 진정한 평화는 북녘 땅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복음전파가 가능할 때 이뤄진다”면서 “하나님이 대한민국을 사랑하셔서 한국교회를 세우시고 그 어깨에 민족을 짊어지게 하셨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간증에서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대한민국이 위기를 맞았지만, 기도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2018 쥬빌리코리아 기도큰모임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복음적 평화통일’을 간구하기 위해 국내외 기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충일인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본당에서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쥬빌리·공동대표 정성진 엄기영 목사) 주최로 ‘2018 기도큰모임 쥬빌리코리아 인터내셔널’이 열렸다. 행사엔 국내외에서 온 교회와 통일선교단체 관계자 및 중보기도자 1000여명이 참석했다.

‘서로 화목하라’를 주제로 열린 기도회는 국내 14개, 세계 16개 지역 쥬빌리 대표단이 깃발을 들고 예배당에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개회사를 맡은 한인권 쥬빌리 상임위원장은 “체제 분단 70년을 맞는 올해,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주셔서 그분의 역사를 눈앞에서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귀중한 시기에 기도모임을 허락해 주신데 감사하며 계속 나라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기도회는 ‘용서와 화해’를 소주제로 다루는 1부와 ‘화목’을 다루는 2부로 나눠 열렸다. 1부 강연자로 나선 김회권(숭실대) 교수는 “기독교는 자신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세계 유일의 종교이자 ‘대 화해의 종교’”라며 “분단 70년이 되도록 북한 동포와 화해치 못한 우리의 죄를 회개하는 동시에 이들을 사랑으로 품을 수 있도록 지금 여기서 결단하자”고 권했다.

2부에서는 메시아닉주연합회장인 하난 루카츠 목사가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란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메시아닉주(Messiahnic Jew)는 예수를 믿는 유대인을 뜻한다.

이날 시편 133편으로 강해설교를 한 루카츠 목사는 “예수는 십자가에 오르기 전이나 하나님께 기도로 아뢸 때 주안의 형제들이 화목할 수 있도록 간구하셨다”며 “형제간의 단결은 주님의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기도운동이 한국교회의 영적 부흥과 복음적 평화통일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는 결국 민족의 복원이란 개념을 넘어 세계에 복음을 전하고 다시 올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선교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화를 향한 기도회 참석자들의 바람은 간절했다.

주상훈(25·대학생)씨는 “근래 급격히 이뤄진 화해 무드를 보며 그간 해 온 기도가 빛을 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일에 대한 희망이 보인다”며 “이어지는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하나님께서 동행해 주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탈북민 한영애(60·직장인)씨는 “최근 북한의 행보는 보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라며 “북한이 궁지에 몰려 회담장에 나오긴 했으나 잘 진행돼 전쟁 없는 복음통일이 이뤄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에서는 이제 곧 통일이 되는 줄 알고 장마당에서 유례없이 돼지고기가 많이 팔렸다고 한다”며 “이처럼 남한뿐 아니라 북한 사람들도 통일을 기뻐하는 만큼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