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없는 동네에 ‘자장면 시키신 마을’ 사업… 톡톡 튀는 ‘맞춤정책’ 눈길

입력 2018-06-07 05:00
경북 영양군의 한 오지마을 회관에 ‘자장면 시키신 마을’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영양군은 중국 음식점이 영업하지 않는 시골마을 주민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찾아가 자장면을 만들어 제공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영양군 제공

서울, 미디어노동자쉼터 오픈…부산, 면허 반납 고령자 혜택
광주 광산구, 출입구 문턱 제거…영양군, 월 1회 ‘자장면 잔치’


각 지자체의 톡톡 튀는 지역친화형 맞춤 정책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역사회와 일상생활 속 공간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차원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100여개 미디어기업이 밀집한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서 전국 최초의 미디어 노동자 전용공간 ‘휴 서울미디어노동자쉼터’ 문을 열었다”고 6일 밝혔다. DMC산학협력연구센터 604호에 개설된 이 쉼터는 250㎡ 규모다.

시는 비정규직과 프리랜서 비율이 많고 밤샘작업도 잦은 미디어 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노동법 상담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월∼금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일단 운영한 뒤 반응이 좋으면 개방시간을 늘릴 방침이다.

부산시는 다음 달부터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면허증을 자진 반납할 경우 병·의원은 물론 음식점과 이·미용 업소, 목욕탕, 안경원 등 등록에 동의한 상업시설에서 할인혜택을 받는 ‘어르신 교통사랑 카드’를 발급한다.

부산지역 교통사고는 지난 2013년 1만2773건에서 지난해 1만1713건으로 8.3%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신호위반, 안전거리미확보 등에 따른 교통사고 건수는 972건에서 1489건으로 53.1%나 증가했다. 교통사고 절감 대책의 일환으로 시가 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고령 운전자에게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광주 광산구는 장애인들이 자주 출입하는 약국과 편의점, 식당의 출입구 문턱을 없애거나 경사로를 설치하기로 했다. 오는 11월까지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닌 연면적 300㎡ 이하 소규모 다중이용 시설을 대상으로 보행에 지장을 주는 장애물을 제거하거나 경사로를 만든다는 것이다. 광산구의 적극적인 조치는 구에 거주하는 장애인이 1만7102명으로 광주시 전체 6만9233명의 24.7%에 달하는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해 평택과 양주 등 5곳에서 ‘농촌마을 공동농장 운영사업’을 추진해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농촌 노인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유휴인력을 활용해 농작물 생산기반도 구축하는 셈이다.

이밖에 경북 영양군은 ‘자장면 시키신 마을’ 사업을 해마다 월 1회 지속적으로 벌여 호응을 얻고 있다. 관내에 중국 음식점이 없어 배달음식을 먹을 수 없는 시골마을 주민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매년 10곳 안팎의 오지마을을 찾아 자장면을 직접 만들어 드리는 것이다. 자장면 배달은 물론 이·미용, 장수사진 촬영, 이동세탁 차량을 활용한 빨래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지자체의 개성 넘치는 지역친화형 맞춤정책은 사회·계층간 통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전국종합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