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美 겨냥 “일방주의·냉전 사고 국제사회에 충격”

입력 2018-06-05 20:36

왕이(사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을 겨냥해 보호주의와 냉전적 사고를 비판하고 나서는 등 최근 결렬된 3차 미·중 무역협상 후 양국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국무위원은 전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신흥 경제 5개국 모임) 외교장관 회의에서 관리와 신뢰, 발전 등 ‘3가지 적자(赤字)론’을 언급하며 다자주의 수호를 역설했다.

왕 위원은 “우선 전 세계가 두드러지는 도전에 미흡하게 대응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대두해 글로벌 거버넌스와 다자체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며 “국제 경쟁과 마찰이 증가하고 냉전 사고가 다시 생기면서 국제사회의 신뢰와 협력이 침해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 세계 발전이 균형을 잃고 소득분배 불평등으로 일부 국가들이 요동치고 있다”며 “다자주의 신념을 굳건히 지키고 유엔의 중심적인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이미 (미국산) 대두에 16%의 세금을 부과했다. 받아들일 수 없다”며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찾고 있고, 이런 작업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명보 등 중화권 매체들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철회하지 않자 중국이 미국산 제품의 구매 확대와 추가 수입을 거부했다고 미·중 무역협상 결렬 배경을 전했다. 특히 미국 대표단에 미 재무부와 농무부 고위관료는 참여했으나 무역대표부 당국자가 빠져 미국이 애초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철회할 뜻이 없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