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인천 중구 인중로 인천제2교회 담임목사 서재. 신앙서적으로 빼곡하게 채워진 책꽂이가 눈에 들어왔다. 서재 중앙 원목탁자 주변엔 이건영 담임목사를 비롯해 최근 교회에 등록한 최성희(50) 집사 부부와 2명의 남매, 새가족 정착에 도움을 줄 ‘바나바’ 사역자 양전현(53) 집사 등이 앉아 다과를 나누고 있었다. 이 목사는 어색하지 않게 인적사항 등을 물은 뒤 유머가 담긴 이야기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모든 것이 어색할 텐데 교회 친구를 한두 명 사귀면 정착하는 데 도움이 돼요. 저도 학창시절 이 교회에서 평생 친구를 만났죠. 새로운 곳에서 적응할 때 누가 다가와주길 원하지만 나와 잘 맞을 것 같으면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자세도 필요해요.”
이 목사는 이같이 조언하고 자녀들에게 신앙서적을, 최 집사 부부에게는 찻상을 선물했다. 이어 가정을 위해 진심 어린 기도를 한 뒤 악수를 했다.
새가족원의 교회 정착을 위한 ‘서재 심방’ 현장이다. 1회 15분에 불과하지만 새가족원들은 “담임목사와 소통할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최 집사는 “개인 사정으로 교회를 옮겼는데 이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끝까지 할 것 같다. 믿음의 성장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내 이한순(45)씨는 “낯가림이 심한 편인데 많은 분이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서재 심방은 이 목사가 1993년 교회 3대 담임목사로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새가족원 가운데 믿지 않는 가족이나 맞벌이로 인한 시간 부족 등 개인 사정으로 가정 심방이 어려울 경우 담임목사와 직접 교제하며 교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목사는 “1회에 불과하지만 서재 심방을 한 새가족원을 쉽게 잊지 못한다”며 “이들의 기도제목을 보면서 기도를 한다. 많은 사역 가운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재 심방 외에도 새가족 정착을 위해 일대일 동역자를 붙여주는 ‘바나바’ 사역도 이 교회 새가족 사역의 특징이다. 새가족원과 비슷한 연령대나 직업 등 공통점이 있는 성도를 ‘도우미’로 붙여 교회 안내와 개인 교제 등 교회 정착에 친근감을 갖도록 도와준다. 사도바울의 사역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며 동역한 성경 인물인 바나바에서 이름을 따왔다.
외국인과 탈북자 등 관심이 필요한 이들이 소속된 다른 부서에도 바나바 사역이 진행된다. 바나바 역할을 하기 위해선 집사 이상의 직분을 받아야 하며 연 1∼2회 정기적 교육을 받아야 한다. 최 집사의 바나바 역할을 맡은 양 집사는 “한 영혼을 끝까지 품는 그리스도의 심장을 지니고 싶다”고 전했다.
새가족원을 진심으로 돌보니 정착률도 높다. 새가족위원장 임민석 장로는 “매년 300명 이상 새가족이 등록하고 이 중 70% 이상 정착한다”면서 “관계전도로 교회에 나온 새가족원은 기존 신자와 교회에 익숙해져 있어 정착률이 높다”고 밝혔다.
새가족위원회 담당 박병분 전도사는 “이사 등으로 다른 교회에서 오신 분도 있지만 처음 나온 분들은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밖에선 전도를 못해도 새신자들을 주님께 인도하겠다는 바나바 사역자들의 열정이 뜨겁다”고 말했다.
인천=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우리교회 새신자반을 소개합니다] 담임목사와 직접 교제 ‘서재 심방’으로 정착 도와
입력 2018-06-0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