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세계선교의 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제 규모의 굵직한 선교대회가 줄지어 진행되기 때문이죠. 한국세계선교협의회의 선교전략회의(NCOWE)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세계선교회의 세계선교대회, 한국대학생선교회(CCC)의 ‘엑스플로 2018 제주선교대회’ 등이 이번 달 진행됩니다. ‘선교동원’이라는 개념을 정착시킨 선교한국도 8월 선교대회를 엽니다.
선교대회란 선교 현실을 진단하고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입니다. 실제로 올해 열리는 선교대회도 전략을 고민하는 자리가 되고 있습니다. 조너선 봉크 미국 해외선교연구센터 명예원장과 로렌 커닝햄 국제예수전도단 설립자 등 세계적인 선교학자들이 NCOWE와 예장합동 선교대회에서 자신들이 평생 쌓은 노하우를 전달하기도 하죠. 국내 선교학자와 시니어 선교사들도 ‘한국형 선교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댑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전략은 현실 진단에서 출발합니다. 이런 노력이 없는 선교대회라면 ‘우후죽순’ 열리는 그렇고 그런 대회에 그치게 됩니다. 최근 선교대회를 준비하는 단체들의 실무자들을 만났는데 현실 진단에선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여전히 ‘규모의 선교’에 대한 미련이 크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희망과 현실의 괴리는 큽니다. 무엇보다 교세가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선교사들에게 친정과도 같은 파송 교회가 어렵다면 선교도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열린 한국기독교장로회 102회 정기총회에 보고된 교세 통계를 보면 1년(2015년 9월∼2016년 8월) 사이 세례교인 7486명이 줄어든 걸 알 수 있습니다. 무려 4.4%가 감소한 결과입니다. 같은 기간 예장통합 총회도 1만2000명의 세례교인이 줄어들었습니다. 다른 교단도 이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알맹이 없는 선교대회에 참여해야 하는 선교사들의 마음은 착잡합니다. 케냐에서 사역하는 한 선교사는 “여전히 한국교회는 ‘지하수’를 보려 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합니다. 그는 “눈에 보이는 ‘지표수’에만 관심이 크다. 선교사가 교회를 얼마나 많이 지었는지, 선교센터가 큰지 작은지에 관심을 두는 게 현실이다. 현지인들을 어떻게 양육하고 이들을 선교사로 다시 키울지 ‘선교의 내실’, 다시 말해 ‘지하수’를 보는 덴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필리핀에서 사역하는 또 다른 선교사는 ‘선교 이민자’ 급증을 우려했습니다. 선교 이민자란 선교는 하지 않고 이민자로서 윤택한 삶을 사는 사람을 꼬집는 말입니다. 현실이 이런데도 선교의 전체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바람은 망상이 아닐까요.
한국선교계는 선교사 재배치, 선교를 위한 인프라 확보, 선교사 재교육, 자녀교육 등 선교의 모든 분야에 있어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선교사의 수를 늘리는 규모의 선교는 멈춰야 합니다. 6월 열리는 대규모 선교대회들이 한국선교의 내실을 다지는 터전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남북 해빙무드로 통일선교의 희망이 다시 꿈틀대는 터여서 한국교계의 선교 내실 구축은 더욱 절실해 보입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미션 톡!] 교세 급감·시행착오 직시, 내실 있는 선교전략 세울 때
입력 2018-06-06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