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정보사령부 전·현직 간부가 군사기밀을 해외로 팔아넘긴 혐의가 드러나 구속됐다. 이들이 유출한 기밀정보에는 해외 비밀 정보요원들의 명단까지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임현)는 군사기밀 100여건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군사비밀보호법 위반)로 전 정보사 팀장 황모씨와 홍모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황씨는 정보사 공작팀장으로 근무하면서 2013년부터 수년 동안 사령부 내 군사기밀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방법 등으로 같은 정보사 출신 선배 홍씨에게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홍씨는 이렇게 확보한 군사기밀을 2개 국가 요원들에게 수천만원을 받고 팔아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군은 이들이 팔아넘긴 기밀에 해당 국가에서 활동 중인 비밀 정보요원들의 명단이 포함된 사실을 확인, 해당 요원들의 안전을 위해 급히 귀국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국가에 넘어간 기밀에는 정보사에서 수집해온 주요 국가들의 무기 정보 등 민감한 사항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군 당국은 지난 4월 기밀 유출 정황이 드러나자 황씨를 파면 조치한 뒤 지난달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이들이 정보를 유출한 기간이 긴 만큼 해외로 넘어간 군사기밀이 더 많을 수 있다고 보고 집중 수사 중이다. 군이 기밀 유출 정황을 파악하고도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수사를 의뢰한 배경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해외 비밀요원 명단 포함 100여건 정보사 전·현 간부가 팔아넘겼다
입력 2018-06-04 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