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SDS 총선 승리…佛 FN 이름 바꾸고 “새 출발”
伊연정 “난민 유입 저지”…메르켈, 유로존 지키기 총력
유럽 각국에서 우파 진영이 득세하면서 온 유럽이 흔들리고 있다. 반(反)난민, 반긴축에 민심이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의 좌장격인 독일은 유럽연합(EU)을 사분오열의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연립정부를 출범시킨 이탈리아의 반체제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M5S)’과 극우정당 ‘동맹(La Lega)’이 주요 국정운영 계획을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BBC방송 등이 전했다. 특히 새 연정은 난민 유입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새 정부 내무장관인 마테오 살비니 동맹당 대표는 남부 시칠리아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칠리아섬은 이제 유럽의 난민캠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더 많은 난민을 추방하고 새로 유입되는 난민을 제한하면 지중해에서 목숨을 잃는 난민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인을 위한 집과 일자리도 충분치 않다”면서 난민들이 이탈리아 정착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북부 이탈리아에서도 “난민들의 좋은 시절은 끝났다. 짐 쌀 준비를 하라”고 경고했다. 오성운동과 동맹은 50만명의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는 것을 연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기로 했다.
슬로베니아에서도 4년 만에 반난민 성향의 우파 정당인 슬로베니아민주당(SDS)이 총선에서 승리했다. 야네즈 얀샤(60) 전 총리가 이끄는 SDS는 이날 총선에서 25%의 득표율로 제1당이 됐다. 얀샤는 최근 트위터에 “헝가리는 난민정책 덕분에 안전한 나라가 됐고 벨기에는 그렇지 못한 정책 때문에 안전하지 않은 나라가 됐다”고 썼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당 이름을 ‘국민연합’으로 바꾸고 새 출발을 선언했다. 마린 르펜 대표는 전당대회 연설에서 “유럽의 민중이 깨어나고 있다. 이탈리아 연정이 희망의 이유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극우 정당들이 각국에서 힘을 얻자 EU는 ‘공동체 지키기’에 나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새 정부에 선입견을 갖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럽안정화기구(ESM)로 알려진 현재의 긴급구제자금 체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위기로부터 지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EU 개혁안 아이디어로 내놓은 유럽통화기금(EMF)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채무 위기로 인해 혹독한 긴축을 강요당한 그리스의 사례가 이탈리아에서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커지는 反난민 극우 바람… 금가는 유럽
입력 2018-06-05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