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호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美 유니온장로회신학대학원 ‘장한동문상’

입력 2018-06-04 00:03
박원호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이 지난달 8일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시 유니온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장한동문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제공

“하나님 나라 만드는 고민만 했을 뿐입니다.”

지난달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유니온장로회신학대학원 ‘장한동문상’을 받은 박원호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한 일이 별로 없다”며 겸손히 말했다. 206년 역사를 지닌 신학대학원은 미국 남장로교를 대표하는 학교로 세상에서 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명에 헌신하는 이들에게 동문상을 수여하고 있다.

3일 경기도 이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만난 박 총장은 “세계 각지 목회자들의 재교육을 돕는 국제 기독교교육선교센터 설립이 수상 이유인 듯하다”고 말했다. 8년 전 케냐와 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목회자들이 기독교 교육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를 찾아왔다. 총회는 장신대 교육학과 교수로 10년 넘게 가르쳤고 당시 서울 송파구 주님의교회 목사로 신망이 두텁던 박 총장을 그들에게 소개했다.

이후 박 총장과 주님의교회는 교육센터를 설립해 케냐와 베트남, 미국 등에 교육관을 열었다. 박 총장은 ‘하나님 나라’ ‘제자의 삶’ ‘사명’ 등을 주제로 수십 권 분량의 교재를 밤새워 직접 썼다. 교재는 영어와 베트남어로 번역돼 현지 목회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교회 문을 열면 수십 명의 아이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오지만, 공산권 또는 이슬람교 등의 영향으로 이들을 가르칠 선배 신앙인이 부족한 나라에서 박 총장의 커리큘럼은 많은 도움이 됐다. 센터는 러시아 중국 헝가리 뉴질랜드 등으로까지 교육 사역의 발을 넓혔다.

“교회는 세상을 위해 존재하고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신앙인이라면 십자가 지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야 합니다.”

박 총장이 세계 목회자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하나님 나라 모습은 분명했다. 온 세상을 회복하는 하나님의 통치가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해 주님의교회에서 10년 임기를 채우고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으로 부임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제가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해 하나님 나라를 돕고 세상을 섬기는 좋은 목회자들을 많이 길러내겠습니다.”

이천=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