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 이르면 이달 가동

입력 2018-06-01 17:53 수정 2018-06-01 23:15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공동보도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양측은 점심도 거른 채 회담을 진행한 뒤 합의문을 발표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22일 금강산서 적십자회담, 군사 14일·체육회담 18일
철도·산림 분과회의 구성… 여종업원 문제는 언급 안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이달 중 개성공단에 설치될 전망이다. 남북은 또 장성급 군사회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 2018 아시안게임 남북 공동출전을 논의할 체육회담 등 분야별 실무회담을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잇달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달 중순 이후 지지부진했던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

남북 고위급 회담 대표단은 1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회담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3개 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남북은 양측 당국자가 상주하는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공단 안에 열기로 합의하고 향후 실무적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연락사무소는 시설점검과 보수 등 준비 작업을 거쳐 이달 중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무소 입주지로는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와 종합지원센터 건물 등이 거론된다.

후속 회담 일정도 대부분 윤곽이 잡혔다. 남북은 우선 군사적 긴장 완화와 국방장관회담 개최 등을 협의하기 위한 장성급 군사회담을 오는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기로 했다. 2007년 12월 이후 11년 만의 장성급 군사회담이다. 이어 18일에는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2018 아시안게임 공동 참가와 남북 통일농구경기 등 체육 교류를 협의하기 위한 체육회담을, 22일에는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협의를 위한 적십자회담을 금강산에서 연다. 나흘 간격으로 회담이 열리는 셈이다.

아울러 남북은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 산림 협력 등을 논의할 분과회의를 구성하기로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안한 바 있는 올가을 북측 예술단의 남측 지역 공연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회담도 열기로 했다. 분과회의와 실무회담의 세부 사항은 차후 문서교환 방식으로 확정한다. 남북은 부문별 실무회담의 진행과정을 봐가며 고위급 회담을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6·15 남북공동선언 18주년 공동기념행사는 사실상 무산됐다. 북측은 회담에서 공동행사를 당국과 민간, 정당·사회단체, 의회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남측 지역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우리 측 역시 기념행사 개최 자체에는 긍정적이었으나 일정이 촉박한 탓에 결국 행사 자체를 열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회담에서는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의 송환 문제도 언급됐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회담 종료 후 브리핑에서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북측은 ‘억류자 문제와 관련해 관련 기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탈북 여종업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네 차례의 수석대표 접촉을 거쳐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회담에는 우리 측 조 장관을 수석대표로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이 나섰다. 북측에서는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등이 참석했다.

조성은 기자, 판문점=공동취재단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