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주형 일자리’ 실험을 주목한다

입력 2018-06-02 05:05
‘광주형 일자리’를 만들 광주시의 민관합작법인 설립이 탄력을 받게 됐다. 완성차 위탁 생산공장 을 위해 현대자동차가 참여 의향서를 접수했다.

광주시는 1일 이 사실을 발표했다. 현대차도 일정 지분 투자를 하지만 경영 참여는 안 하고 신규 차종의 합리적 물량 생산을 위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작법인은 시가 주도하고 지역사회, 공공기관, 여러 기업이 지분 참여를 하는 방식이다.

총투자비가 최소 7000억원 이상으로 예측되고 2020년 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자리 1만 개 이상 창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침체기에 접어든 국내 자동차산업에 새 바람을 일으킬 만하다. 당분간 현대차 제품을 생산하다가 벤츠 BMW 등 국내외 여러 완성차 업체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공장을 증축하거나 현대차 생산 물량을 줄이고 새로 요청받은 물량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 합작법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혁신성이다. 노사민정 대타협을 기반으로 적정임금, 적정 노동시간, 원·하청 개선, 노사상생 경영 등의 실현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시도된 적이 없었다. 임금을 현대차 정규직 평균의 절반도 안 되는 연봉 4000만원으로 유지하는 등 생산비를 낮춰 지속 가능성을 강화한다. 노사갈등과 고비용·고임금 고착화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

관건은 자동차업체 노조들의 설득과 위탁생산 물량의 안정적 확보다. 노조가 자사의 생산 물량 일부를 외부에서 싸게 생산하는 체계에 쉽게 동의할 리 없다. 당장 현대차 노조가 사업 참여 의향서 철회를 사측에 촉구하며 이 합작법인을 반대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 합작법인이 성공하면 지역 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은 물론 자동차산업계와 산업계 전반에 신선한 파장이 분명하다.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한 만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