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추진 중인 자동차 생산공장 설립에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가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광주시가 대주주로 경영 주체가 되고, 자동차업체들이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이다. 광주시는 자동차업계 평균 임금의 절반 정도만 주고 직원을 채용키로 해 고임금 저효율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차가 완성차 생산공장 지분투자 의사를 담은 ‘사업 참여 의향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광주시와 지역기업, 공공기관들이 참여해 설립하려는 합작투자 독립법인에 현대차가 지분 투자를 검토한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투자 배경에 대해 “광주시와 지역사회, 다수 기업의 공동 투자를 전제로 현대차는 신설 법인에 여러 투자자 중 일원으로 참여하는 방안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볼 만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광주 자동차 공장의 가동 시기는 2020∼2021년으로 예상된다. 생산규모는 연간 10만대, 일자리 창출 효과는 직간접적으로 1만2000명 정도로 전망된다. 완성차 공장은 광주 광산구 삼거동과 전남 함평군 월야면 일원에 407만1000㎡ 규모로 조성 중인 빛그린 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현대차 투자금액은 공장 설립에 필요한 전체 7000여억원 중 550억원 수준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총 투자비용의 20% 정도를 출연하고 지역기업은 물론 대기업과 금융권으로부터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공장의 경영 주체는 광주시다. 현대차는 투자가 확정되더라도 신설 법인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현대차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처럼 경제성을 갖춘 신규 차종의 생산을 위탁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위탁 차종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가 유력하다.
광주시는 빛그린 산단 노동자의 평균 연봉을 4000만원대로 책정하되 주택과 의료 등의 복지혜택을 늘려준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는 지난 2월 투자유치 설명회를 시작으로 노·사·민·정 대타협 공동 결의 등을 통해 적정 임금을 기반으로 한 경쟁력 있는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투자비의 최대 10% 보조금,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간 75% 감면, 교육·문화·주거·의료 복지지원 등 대규모 인센티브도 제시했다.
현대차가 광주 자동차 공장에 투자를 고려하는 것은 정치적 배경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여당의 핵심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한국GM 군산공장이 문을 닫아 지역 경제가 악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경우 글로벌 판매량이 줄고 있고, 기존 공장의 가동률도 70%대 수준이어서 공장 신설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 노조의 반발도 풀어야 할 과제다.
임성수 기자, 광주=장선욱 기자 joylss@kmib.co.kr
현대차, 광주시 추진 신규 자동차 공장에 투자한다
입력 2018-06-01 21:18 수정 2018-06-02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