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집값 57개월 만에 첫 하락

입력 2018-06-01 19:46

지난달 전국 집값이 2013년 8월 이후 5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와 입주 물량 증가, 지역경제 침체 등 요인으로 수도권은 오름폭이 둔화하고 지방은 하락폭이 커진 결과다.

한국감정원은 1일 발표한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통해 전국의 주택 매매가가 4월에 비해 0.03% 하락했다고 밝혔다. 전국 집값 상승률은 전월 대비로 지난 2월 0.20%, 3월 0.12%, 4월 0.06%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5월 전국 전세와 월세 가격도 각각 0.28%, 0.12% 떨어졌다.

대구와 광주, 전남을 제외한 대부분 지방에서 집값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가장 하락폭이 큰 곳은 울산(-0.69%)이었고 경남(-0.49%), 충북(-0.22%)이 뒤를 이었다. 기업 구조조정 등에 따른 지역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 등이 지방 집값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서울은 0.21% 상승에 그쳤다. 감정원은 “매수자의 관망이 확산되면서 강남 4구와 성동·노원구 집값이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떨어지면서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0.04% 상승했고, 인천은 0.03% 하락했다.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0.15%), 연립주택(-0.02%)의 매매가격이 떨어졌고 단독주택은 0.26% 상승했다. 아파트는 지난달에 비해 하락폭이 확대되고 연립주택은 하락세로 전환한 반면 단독주택은 상승폭이 커졌다.

감정원은 “정부 정책이 순차적으로 효과를 보이며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면서 “세금·대출·재건축 규제와 미국발 금리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