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추리클럽’ 1경기 앞… Ki, 신태용호 순항 이끌 핵심 ‘키’

입력 2018-06-01 05:03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이자 중원의 사령관 기성용이 지난 24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패스 훈련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결국 답은 ‘키(Ki)’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이자 중원의 사령관 기성용(29·스완지 시티)이 드디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다. 허리 통증으로 지난 28일 열린 온두라스와의 경기에 결장한 기성용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을 이틀 앞둔 30일부터 정상 훈련에 참여했다.

난적 독일, 멕시코, 스웨덴을 만나 ‘최악의 조편성’이라는 평가를 듣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대표팀이 16강 고지를 밟기 위해서는 기성용의 활약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2008년 19세의 나이로 요르단과의 A매치에 데뷔한 뒤 현재 99경기를 뛴 기성용은 보스니아전에 출전하면 A매치 100경기를 기념하는 ‘센추리클럽’에 들어가게 된다. 탁월한 시야와 정확한 패스를 겸비한 기성용이 가세해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 등과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원에서 볼 배급을 담당하는 기성용은 자신의 이름처럼 한국의 공격을 풀어나갈 열쇠(Key)로 주목받아 왔다. 라스 야콥슨 스웨덴 대표팀 스카우트는 최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공격은 손흥민과 기성용 이 둘로부터 시작한다. 또한 이들은 경기의 템포를 조절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성용이 있을 때와 없을 때 한국의 경기력은 크게 달라진다. 지난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전반에 제대로 공격의 맥을 이어가지 못한 데는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기성용의 부재 탓이 컸다. 온두라스보다 공수 전환이 빠르고 날카로운 팀들을 만날 때에는 전후방을 유기적으로 이끌어야 할 게임메이커의 존재가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더욱이 김민재 등 내심 낙점됐던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포백과 스리백을 놓고 고민하는 신태용호에서는 기성용의 역할이 더욱 커진다. 앞선과의 패스를 주고받으며 득점을 노려야 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수비에 힘을 실어주는 센터백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상대가 달려들더라도 공을 여유 있게 처리하고, 동료들까지 다독일 수 있는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바로 기성용이다.

1일 열리는 보스니아와의 경기에서 대표팀은 온두라스전과 달리 스리백을 들고 나올 예정이어서 기성용의 공수 조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태용 감독은 보스니아전을 하루 앞둔 3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반 시작부터 스리백으로 나갈 것이다”며 “특정 지역에서 수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선수들과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의 스웨덴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전체적으로 수비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상대 신체조건이 좋기 때문에 탈 압박 등을 주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종 엔트리와 관련, “훈련과 경기를 통해 평가해 러시아에 가서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을 뽑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성용은 “주장으로서 좀 더 책임감을 느낀다”며 “제가 한 발 더 뛰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