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기 시트콤 ‘로잔느 아줌마’의 여주인공 로잔느 바(65·사진)의 인종차별 발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제작사인 ABC방송의 드라마 제작 중단 발표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프랑스 제약회사까지 논란에 가세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바는 지난 2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무슬림 형제단과 혹성 탈출이 아기를 낳았다=vj”라고 썼다. vj는 오바마 행정부의 백악관 선임고문 밸러리 재럿을 지칭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이란에서 태어난 재럿의 출생 이력을 들추는 한편 외모를 유인원에 비유한 바의 발언에 대해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바는 트윗을 삭제한 뒤 “재럿의 정치와 외모에 대해 나쁜 농담을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재럿과 모든 미국인에 사과한다. 용서해 달라”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ABC방송은 “바의 트윗 발언은 혐오스럽고 불쾌하며 우리 가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20년 만에 리메이크한 ‘로잔느 아줌마’ 제작을 취소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는 9월 다음 시즌이 방영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ABC방송의 모회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최고경영자 로버트 아이거는 재럿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그런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트위터에 “아이거가 재럿에게 전화해 ABC는 바의 발언들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ABC에서 방영된 나에 대한 끔찍한 주장들에 대해선 전혀 사과한 적이 없다. 어쩌면 내가 전화를 못 받은 건가?”라며 논란을 키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의 인종주의적 트윗들에 대해서는 어떤 비판도 하지 않은 것에 언론의 비판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샬러츠빌 사태 당시 백인우월주의자들을 감싸는 발언을 하는 등 인종차별 문제로 이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바는 이후 재럿을 향한 자신의 트윗이 수면제 ‘엠비엔’ 때문이었다는 뉘앙스의 트윗을 올려 또다시 역풍을 맞았다. 엠비엔을 제조하는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는 성명을 통해 “엠비엔에는 ‘인종차별주의’라는 부작용은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美 배우 로잔느, 밸러리 재럿 유인원 비유 불구 … 트럼프 또 인종차별 발언 모른 척
입력 2018-05-31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