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었던 한화S&C와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기로 했다. 또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제 도입 등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고, 계열사별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경영기획실도 해체한다.
한화그룹은 3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일감 몰아주기 해소 및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한화시스템과 한화S&C가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두 회사 합병을 의결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S&C의 합병비율은 1대 0.8901이다. 합병법인은 8월 한화시스템으로 새로 출범한다. 합병법인 예상 지분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52.9%, 에이치솔루션 26.1%, 스틱컨소시엄(재무적투자자) 21.0%다.
합병 후 에이치솔루션은 합병법인 지분 11.6%를 스틱컨소시엄에 매각해 지분율을 14.5%까지 낮춘다. 이 경우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의 한화S&C에 대한 지배력은 약화된다. 현재 에이치솔루션은 한화S&C 지분 55.4%를 보유 중이다. 더욱이 에이치솔루션은 향후 합병법인 지분을 전량 매각해 3형제와 한화S&C의 연결 고리를 완전히 없앨 생각이다.
앞서 그룹은 지난해 10월 한화S&C 물적분할을 통한 일감 몰아주기 해소 방안을 실행했으나 ‘꼼수’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룹은 한화S&C를 존속법인(에이치솔루션)과 사업부문(한화S&C)으로 쪼갠 후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S&C 지분 44.6%를 스틱컨소시엄에 팔았다. 3형제→한화S&C에서 3형제→에이치솔루션→한화S&C로 지배구조를 바꾸면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에이치솔루션이 한화S&C 지분을 55.4% 보유해 ‘미흡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신봉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지난 2월 “바람직한 것인지 논란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화 측은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위한 추가적인 걸음을 내디뎠다”며 “정보서비스 사업을 하는 한화S&C와 방산전자 사업을 하는 한화시스템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룹 출신 사외이사 임명을 지양하고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제도를 도입한다.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해 내부거래위원회 개편, 상생경영위원회 신설 방안도 내놨다. 주주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할 주주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제도 신설했다. 이사회 중심 및 계열사 책임 경영 강화 차원에서 경영기획실을 해체하고 ㈜한화가 그룹을 대표키로 했다. 소통 강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준법경영을 위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도 신설한다. 이홍훈 전 대법관이 컴플라이언스위원장을 맡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한화, S&C-3형제 연결고리 끊어 ‘일감 몰아주기’ 해소
입력 2018-05-31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