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처럼… 스마트폰도 렌털한다

입력 2018-06-01 05:03

SKT, 자사 가입자 대상 2년간… 할부보다 최대 1만2500원 저렴
기종, 갤S9·아이폰8·아이폰X 24개월 다 못 채우면 ‘위약금’


최근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렌털서비스가 통신업계에도 도입된다. SK텔레콤이 자사 가입자를 상대로 2년간 스마트폰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처음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2년 주기로 스마트폰을 새것으로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데다 월 부담액도 할부 구매보다 적다.

SK텔레콤은 6월 1일부터 글로벌 투자회사 맥쿼리와 손잡고 스마트폰 렌털 서비스 ‘T렌털’을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T렌털은 최신 스마트폰을 24개월 동안 빌려 주고 제품별 임대료를 받는 서비스다. 임대료는 할부로 기기값(출고가)을 낼 때보다 월 최소 7500원에서 최대 1만2500원 저렴하다.

서비스 기종은 갤럭시S9, 아이폰8, 아이폰Ⅹ으로 시작해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이용자는 SK텔레콤 대리점에서 스마트폰을 받아쓴 뒤 기한에 맞춰 돌려주면 된다. 반납한 스마트폰은 맥쿼리가 새 제품 수준으로 수리한 뒤 해외 리퍼비시 제품으로 판매한다. 다시 말해 SK텔레콤이 가입자 대신 중고폰을 팔아주는 형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마트폰 이용자 70%는 쓰던 스마트폰을 중고로 팔지 않고 서랍에 넣어둔다”며 “이런 ‘서랍폰’을 팔아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렌털 서비스로 아낄 수 있는 금액은 중고판매로 벌 수 있는 금액보다 적다.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면 출고가로 단말기를 살 때보다 약 12만∼21만원을 아낄 수 있다. 반면 2년 지난 스마트폰의 중고가는 상태에 따라 20만∼30만원에 이른다. 스마트폰 중고매매가 익숙한 고객은 렌털폰보다는 새 제품을 사서 쓴 뒤 중고 시장에 파는 게 나을 수 있다.

렌털폰이 심각하게 파손되거나 이용자가 렌털폰을 잃어버리면 수리값·기기값을 물어야 하는 부담도 있다. 단 경미한 생활 흠집은 괜찮다. 아울러 임대 기간인 24개월을 못 채우고 렌털폰을 반납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렌털폰은 구매한 스마트폰과 동일하게 원하는 요금제에 가입해 사용하면 된다. 선택약정할인이나 공시지원금 혜택도 똑같이 받을 수 있다. 다만 다른 이동통신사나 알뜰폰의 요금제는 가입할 수 없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