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1997년 4월 출범 당시 서울여성영화제는 이런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여성이 처한 현실을 여성의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들을 널리 소개하겠다는 취지였다. 크고 작은 어려움이 닥쳐왔으나 꿋꿋이 성장했다. 그렇게 올해, 성년을 맞았다.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 2018·포스터)가 31일 막을 올렸다. ‘국제’ 타이틀을 단 지 10년 만인 올해 명실상부한 국제영화제로서의 내실을 갖추게 됐다. 국제장편경쟁 부문과 한국장편경쟁 부문을 신설해 각각 8편과 5편의 작품들을 초청했다.
개막작으로는 프랑스 뉴웨이브 운동의 주역인 거장감독 아녜스 바르다와 프랑스의 유명 사진작가 JR이 공동 연출한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이 상영됐다. 수석 프로그래머를 겸한 김선아 집행위원장은 “이미지를 사랑했던 영화광이 만든 영화이자, 영화만큼이나 삶을 사랑했던 거장의 삶에 대한 찬가”라고 설명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전 세계 36개국 147편의 작품들이 관객을 만난다. 여성이 주인공인 최신작을 상영하는 ‘새로운 물결’, 뜨거운 여성주의 이슈를 선정하고 관련 영화를 상영하는 ‘쟁점들’, 명작을 남긴 작가와 감독들의 초기작을 소개하는 ‘페미니스트 필름 클래식’ 등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20회를 맞아 역대 홍보대사 ‘페미니스타’로 참여했던 배우 김아중과 한예리가 직접 영화제를 찾는다. 화제작을 감상하고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김아중은 배우 헤디 라머의 발명가로서의 삶을 조명한 ‘밤쉘’(2일)을, 한예리는 무용가 남정호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구르는 돌처럼’(6일)을 소개한다.
영화제는 오는 7일까지 8일간 서울 서대문구 메가박스 신촌에서 이어진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여성의 눈으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특별한 20년
입력 2018-05-31 19:29 수정 2018-05-31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