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한 해 미루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그래도 결혼식을 죽기 전에 올려서 정말 행복합니다”
‘5월의 신부’가 된 최춘자(56·여)씨는 늦게나마 결혼식을 올리게 돼 다행이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지체장애 1급인 최씨와 지적장애 2급인 남편 추기준(55)씨는 1992년 처음 만났다. 이들 부부는 이듬해부터 함께 살기 시작했지만, 형편이 녹록치 않아 결혼식을 올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문득 돌아보니 어느덧 25년이 흘렀다.
최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본다”며 “축복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30일 공주시 백제체육관에서 열린 ‘제19회 충남도 장애인 합동결혼식’에는 최씨와 비슷한 사연을 가진 장애인 부부 31쌍이 참석했다. 충남지체장애인협회 주최로 열린 이날 결혼식에는 남궁영 충남도지사 권한대행과 장애인단체 회원, 자원봉사자 등 3600여명이 참석해 이들의 결혼을 축하했다.
결혼식을 올린 부부들의 앞날을 축복하는 각계각층의 후원도 잇따랐다. 2011년부터 매년 합동결혼식 비용을 지원해 온 ‘도원이엔씨’는 올해도 예물과 제주도 2박3일 신혼여행 경비 등 합동결혼식 행사비를 전액 후원했다.
천안논산고속도로는 전자레인지, 충남지체장애인협회 시·군지회장은 이불 세트를 후원했다. 공주경찰서도 행사장 교통 안내를 맡아 원활한 진행을 도왔다.
충남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2000년 합동결혼식이 시작된 이후 올해까지 총 380쌍의 부부가 결혼식을 올렸다”며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공주=전희진 기자
“늦게나마 결혼식 올려 행복해요” 충남도, 장애인 합동결혼식 개최
입력 2018-05-30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