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슬픔을 겪거나 비극적인 상황 앞에 놓인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할지,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몰라 힘든 경우가 있다. 저자는 자신의 사별 경험을 통해 슬픔과 고난을 겪는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을 안내한다. 핵심은 “필요한 거 있으면 전화해”라고 말하는 백 명의 사람보다 친절한 행동을 실천하는 단 한 사람이 훨씬 소중하다는 것이다. 해결점을 제시하거나 충고하려 하지 말고 애도자의 마음이 어떤지 물어보고 공감해주는 게 위로가 된다고 말한다.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은 ‘제가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다. …가족에게는 고인에 대한 좋은 말이나 좋은 추억을 나누는 것이 위로가 된다. ‘고인의 삶이 귀감이 됐다’거나 ‘고인을 잊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필요한 것이다. …고인이 가족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겼는지, 고인이 삶에서 보여준 성과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말하는 것도 좋다. 이는 깊은 슬픔 중에도 효과적인 애도다.”(147쪽)
병원에서 돌아왔을 때 볼 수 있도록 집 앞에 활짝 핀 화분을 선물로 놓아두기, 집의 출입문에 격려 메모 붙여놓기, 병원을 오갈 때 차량 봉사하기, 기도모임을 만들고 가족들이 기도하고 있음을 알게 하기 등 ‘환자와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45가지 방법’을 수록했다. 저자는 무심코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은 “그는 더 좋은 곳에 있어” “그는 좋은 곳에서 더 잘 지낼 거야”라는 말 등이라며 이런 말보다 용기를 주는 ‘나비의 언어’를 권했다. 나비의 언어란 산들바람의 상승기류가 나비를 거뜬히 날아오르게 하듯 사별 애도자의 마음을 가볍게 일으켜 주는 ‘위로의 언어’다.
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
상실의 슬픔, 고난 겪은 사람 진정 위로하는 ‘나비의 언어’
입력 2018-05-3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