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서울시장 박원순 김문수 안철수
② 경기지사 이재명 남경필
③ 부산시장 오거돈 서병수
④ 경남지사 김경수 김태호
李, 최대 강점 ‘청렴·저돌’… 욕설·음주운전 등 ‘발목’
청년배당·무상 교복 등 밀어붙여 혁신의 아이콘
南, 권위의식 없고 친화력… 소장파 이미지도 강점
당 안팎 자기 사람 없고 이혼·장남 문제 ‘걸림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와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는 출신 배경 때문에 각각 ‘흙수저’와 ‘금수저’의 대명사로 분류되는 정치인이다. 이 후보는 개혁성·청렴성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남 지사는 친화력과 소장파 이미지가 정치적 자산이란 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인지도에 비해 빈약한 당내 기반과 가족과 얽힌 구설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 후보에 대한 평가는 ‘청렴성·개혁성’과 ‘인성·도덕성’을 기준으로 크게 엇갈린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의 최대 강점으로 청렴함과 저돌적 복지 행정을 꼽는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29일 “몇 년 전 이 후보를 만나 ‘청탁·민원으로 인한 어려움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이 후보가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천장을 가리켰다”며 “‘청탁 서류 들고 온 사람도 CCTV 보여주면 딱 집어넣는다’고 한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선명한 개혁 성향도 이 후보를 규정하는 중요 요소다. 한 캠프 관계자는 “서민과 중산층을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저돌적·공격적 자세가 오늘의 이재명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배당과 공공산후조리원, 무상 교복 등 박근혜정부와 사사건건 충돌하면서도 밀어붙인 복지 정책은 이 후보를 ‘개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성남시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이 후보의 시정 기준이 시민과 서민에 맞춰져 있다 보니 사업주를 위한 사업은 아예 결재도 못 받은 적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성남시장 이재명’과 달리 ‘인간 이재명’에 대한 평가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박하다. 형수에게 욕설을 내뱉은 점과 두 차례의 음주운전 전과 등 자기관리에 소홀했다는 인식이 많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다면 욕설 논란 등은 후보 결격 사유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에 욕설 파일을 처음 들은 의원 중에는 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당내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경기도의 한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와는 소주 한 잔 한 적 없다”며 “이 후보와 친분 있는 민주당 의원이 많지 않다는 점은 앞으로도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 후보는 ‘오렌지’나 ‘금수저’란 별명에서 연상되는 모습과는 달리 실제로는 소탈하고 격의 없는 성격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남 후보의 한 측근은 “남 후보는 권위 의식이 별로 없고 솔직담백하다”며 “가정사에 대해서도 주변에 스스럼없이 얘기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전직 경기도청 관계자도 “남 후보는 도청의 말단 주무관부터 방호원, 청소부에게도 먼저 인사하고 손 내밀 정도로 친화력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정계 입문 이후 20년 동안 ‘소장파’로 분류돼온 점도 남 후보의 강점이다. 이명박정부 시절 당대 실세였던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의 총선 불출마를 촉구했다가 사찰을 당한 사실은 지금은 일종의 훈장처럼 기억된다. 경기지사 시절 여야 연정을 구현한 것은 최고의 정치적 업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정작 한국당 내부 평가는 엇갈린다. 한 재선 의원은 “나이에 비해 경험도 많고 합리적”이라며 남 후보를 치켜세웠다. 반면 다른 의원은 “남 후보가 줄곧 당 지도부를 비판하며 존재감을 키워왔는데 그런 스타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당 안팎에 ‘자기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도 한계로 거론된다.
장남의 군 복무 도중 후임병 폭행·추행 사건과 지난해 필로폰 투약 등 잇따른 범죄, 부인과의 이혼 등 가족 문제도 약점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가족 문제가 계속 불거질 경우 보수 유권자들에게는 수신제가(修身齊家)를 못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승욱 이종선 김성훈 기자 applesu@kmib.co.kr
[후보자 검증 리포트] 개혁적 ‘흙수저’ vs 소탈한 ‘금수저’… 둘 다 가정사 약점
입력 2018-05-30 05:01 수정 2018-05-30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