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주인을 알아본다” 삼성물산 ‘래미안 IoT 홈랩’ 공개

입력 2018-05-28 18:43
삼성물산 직원들이 28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 마련된 ‘래미안 IoT(사물인터넷) 홈랩’에서 거실에 설치된 스마트미러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하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퇴근한 A씨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 집안의 조명이 저절로 켜진다. 미세먼지를 감지해 에어샤워 시스템이 가동된다. 바람을 맞는 동안 전면의 스마트미러가 A씨를 인식하고 관심사인 야구 스코어를 먼저 화면에 띄운다. 피곤한 A씨가 안마의자에 앉자 커튼이 쳐지고 조명이 어두워지면서 실내가 영화감상 모드로 변한다.

삼성물산이 28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 마련된 체험공간 ‘래미안 IoT 홈랩(HomeLab)’ 언론 설명회를 갖고 내년 분양 아파트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사물인터넷(IoT) 접목 미래형 스마트홈 시스템을 공개했다. 래미안 스마트홈은 음성명령이나 동작을 통해 개별 IoT 상품을 조절하는 수준을 넘어 IoT 상품의 유기적 제어를 특징으로 한다. 개별 상품이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연결돼 입주민의 데이터에 맞는 최적의 생활환경을 조성해준다. 현관부터 주방, 거실, 안방, 공부방 등 7개 주거공간의 특성과 주 사용자 성향에 맞춰 총 19종의 다양한 IoT 상품을 적용한다.

IoT 홈랩 구성에는 총 13개의 IoT 기업이 참여했다. 삼성물산은 단순한 IoT 기술 전시 개념을 넘어 지속적인 기술 업그레이드 및 협력 강화, 고객 조사 등을 통해 향후 분양하는 래미안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래미안 브랜드의 IoT 기술 상용화 발표가 삼성물산의 주택사업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물산은 2015년 하반기 이후 재개발·재건축 수주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일각에선 삼성물산의 주택사업 부문 철수설까지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번 행사를 통해 IoT 트랜드 주도를 과시하면서 이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한편 정부의 규제 강화로 최근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몇 안 되는 유망 대규모 사업지로 주목받아온 서울 흑석9구역 시공사 선정에서 롯데건설이 GS건설을 제치고 선정됐다. 롯데건설은 전날 흑석9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336표를 얻어 317표를 받은 GS건설을 19표 차이로 제쳤다. 총 1536가구 규모로 사업비만 4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로 두 회사는 그간 치열한 물밑 수주전을 벌였다.

GS건설은 흑석9구역에서 고배를 들었지만 같은 날 개최된 과천주공4단지 조합원 총회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을 누르고 시공권을 따냈다. 과천주공은 1110가구를 1500여 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지로, 사업비는 흑석9구역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