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미국과 중국이 다시 경제·군사 분야에서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통신업체 ZTE(중싱통신) 제재 완화 방침을 미국 의회가 막아서고, 미국 해군은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다시 감행했다.
미국 공화당 중진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27일(현지시간) CBS방송에 출연해 중국 통신업체들의 미국 내 영업을 완전히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의원은 ZTE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를 거론하며 “어떤 회사도 미국에서 활동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간첩 행위에 활용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둑질’ 등을 해결하려는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ZTE에 최대 13억 달러(약 1조4000억원)의 벌금 등을 조건으로 제재 해제를 시도하자 오히려 ZTE를 포함한 모든 중국 통신업체를 추방하는 강경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앞서 미국 하원은 지난 24일 ZTE에 대한 추가 제재 내용을 담은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 법안에는 중국 통신업체들뿐 아니라 미 정부 기관의 중국산 CCTV 기기 구매를 금지하는 내용도 추가됐다.
미국은 또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강행하며 중국을 자극했다. 로이터통신은 유도미사일 구축함 ‘히긴스’와 순양함 ‘앤티텀’(사진) 등 미 해군 함정 2척이 27일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에 있는 섬들의 12해리 이내를 항해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방부는 “미군 군함이 함부로 시사군도 영해를 침범했다”며 “중국 주권을 침범하고 미·중 양국군의 전략적인 상호 신뢰를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자체 보유한 두 척의 항공모함을 모두 랴오닝성 다롄항에 집결시켜 전력을 과시했다. 첫 자국산 항모 001A함이 시운항을 마치고 복귀한 다롄항에 랴오닝함이 들어오는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이 사진은 중국이 복수 항모 시대에 다가서고 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항모전력을 더욱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美 군함 2척 남중국해 항행 또 강행
입력 2018-05-28 18:57 수정 2018-05-28 2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