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교의 뿌리를 찾아서] 설교자의 삶 돌아보게 하는 찰스 스펄전

입력 2018-05-29 00:00
찰스 스펄전

설교 준비에 너무 집중해 아내를 낯선 이로 착각하기도
성공회가 국교였던 영국서 당당히 복음주의 정신 이어가


19세기 영국 침례교회는 찰스 스펄전(Charles Haddon Spurgeon·1834∼1892)이라는 교회사 최고의 설교가를 통해 부흥을 맛보게 된다. 유관재 목사와 침례교 순례단원들은 영국 런던 템스강 남쪽에 자리 잡고 있는 ‘메트로폴리탄 태버나클 교회’를 찾아갔다.

이곳은 ‘설교의 황태자’로 불리는 스펄전 목사가 목회했던 곳이다. 1834년 회중교회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스펄전은 10대에 회심한 뒤 침례를 받았다. 소년 설교자로 유명세를 떨친 그는 19세에 런던 뉴 파크 스트리트 침례교회에 청빙을 받아 런던에서 본격적으로 목회를 시작했다. 그는 성경의 핵심 교리를 단순하면서도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설교로 큰 부흥을 일으켰다.

당시 비좁은 공간 때문에 2년간 건축 공사를 한 뒤 새로 지은교회가 바로 이 메트로폴리탄 태버나클 교회다. 3600석 규모였지만 1861년 3월 첫 예배엔 6000여명이 참석했다. 당시 이 교회는 가장 큰 비국교회 예배당으로 꼽혔다. 그리스 양식으로 지어진 독특한 외관이 압도한다. 스펄전은 신약성경이 그리스어(헬라어)로 기록된 것에서 보듯 그리스 양식이 복음의 핵심과 관련 있다고 생각해 그리스 양식을 고수했다고 한다.

교회 밖 공간에서 유 목사와 일행은 스펄전의 사역과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유 목사는 특히 스펄전의 뜨거운 설교와 목회 이야기, 그리고 스펄전의 아내 수재나가 남긴 일화를 함께 소개했다. 런던의 대형 공간에 설교하러 갔던 스펄전 목사가 동행한 아내의 존재는 까마득히 잊고 혼자 들어가 버린 일, 교회 부속실에서 설교 준비에 집중한 나머지 아내를 낯선 사람으로 착각해 악수를 청한 일 등이다. 순례길에 동행한 사모들은 저마다 비슷한 경험을 고백하며 목회자의 조력자로서 삶의 애환을 나눴다.

유 목사의 아내 김미향 사모는 “성공회가 국교였던 영국에서 굴하지 않고 침례교회의 복음주의 정신을 이어갔던 스펄전의 진정한 용기와 열정에 고개가 숙여졌다”며 “남편과 함께 온 목회자들이 앞으로 더욱 능력의 종이 되기를 기도했다”고 말했다.

런던=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