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보수 정계의 거물’ 나카소네 야스히로(사진) 전 총리가 27일 100세를 맞았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그는 1947년 중의원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2003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압력으로 은퇴할 때까지 20선 의원을 지냈다. 1982년부터 5년간 총리를 역임했으며, 총리 사임 이후에는 정계 최고 원로로서 현안에 대해 자주 발언해 왔다. 그가 100세를 맞아 성명을 내놓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스캔들로 위축됐던 일본 보수계가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나카소네는 이날 성명에서 “태평양전쟁 패전을 계기로 정계에 투신, 일본의 재건을 위해 국민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치가로서 국가의 발전을 위해 무슨 공헌을 할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두는 한편 정치가는 역사라는 법정에서 항상 피고인이라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리 시절 경제 호황과 정치적 안정을 이끌어냈던 그는 총리로는 처음 야스쿠니 신사를 공식 참배함으로써 일본 보수주의의 재탄생을 알렸다. 특히 연합군에 의해 구축된 전후(戰後) 정치를 끝내고 새로운 국가상을 만들자는 그의 노선은 이후 고이즈미와 아베 내각으로 이어졌다.
그는 그동안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개헌을 주창해 왔다. 제헌 70주년이던 지난해에는 ‘국민헌법 제정의 길’이라는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이번 성명에서도 개헌에 대한 강력한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진정으로 국민이 참여한 헌법의 실현을 목표로 해야 한다”면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헌법 개정 논의를 진전시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나카소네 100세 맞고서도 “日 개헌 논의 진전시켜야”
입력 2018-05-27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