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5일 “이번에 북·미 정상회담이 실시되지 않게 된 것은 유감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중요한 것은 핵·미사일 문제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는 기회가 되는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미·일, 그리고 한·미·일, 러시아, 중국, 국제사회와 확실히 연대해 문제 해결에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귀국한 뒤 이른 시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중요한 것은 회담 개최 자체가 아니라 핵·미사일과 납치 문제가 진전되는 기회”라며 “북한이 정책을 바꾸도록 미·일, 한·미·일이 확실하게 지속해서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급물살을 타던 한반도 평화 논의에서 거의 배제(재팬 패싱)된 것처럼 보였던 일본 정부로서는 북·미 대화에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 그다지 실망스럽지 않아 표정 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에 어떻게 나설지 주목하고 있었지만 최근 정세를 보니 그런 일(비핵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은 “회담을 해도 성과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면서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수 있는 정세에서 일본도 역할을 다하는 등 확실해진 상태에서 회담이 열리도록 (관련국들과) 연대해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표정 관리하는 日… 아베 “트럼프 판단 지지한다”
입력 2018-05-26 05:05